정치 대통령실

박 대통령, ASEM서 중국·일본 정상 안만난다

리커창, 아베와 별도 회담 없어

사드, 일본 개헌선 확보로 동북아 정세 요동 속

별도 회담 편치 않다고 판단한 듯

박 대통령 15~16일 ASEM 참석

17~18일은 몽골과의 양자 외교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아셈회의 참석 및 몽골순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아셈회의 참석 및 몽골순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결정과 일본 집권세력의 개헌선 확보 등으로 동북아 질서가 요동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15~16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중·일 정상과 별도로 회담하지 않는다.


김규현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은 14일 박 대통령이 몽골로 출발하기 앞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ASEM을 계기로 한중 또는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리커창 총리가, 일본에서는 아베신조 총리가 이번 ASEM에 각각 참석한다.

이는 지난 4월 초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와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하고, 아베 총리와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함께하는 3자 회담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 일본과는 회담하지 않고 대신 유럽연합(EU), 베트남, 라오스 정상과 별도 회담 일정을 잡았다. 특히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데에 관심이 모인다.


중국은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한편 미국과는 수교 이후 최악의 갈등을 빚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까지 더하면 아시아는 미·중의 갈등으로 초긴장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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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에서 한·중 정상이 만나면 좋은 얘기가 오갈 리가 만무하고 이에 따라 서로가 만남을 피하기로 한 것으로 외교가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지난 4월 핵안보정상회에서 박 대통령을 만나 마치 작심한 듯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할테니 사드 배치는 안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집권 세력은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변신할 수 있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선거에서 그 동력을 확보했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일본 제국주의 피해 당사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일이다. 그러나 미국이 이같은 일본의 국가전략을 보이지 않게 지원하고 있어 미국과의 동맹국은 이를 거세게 항의하기가 어렵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이번 ASEM에서 박 대통령이 일본 정상과의 별도 회담을 잡지 않을 것으로 외교가는 분석하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을 할 경우에는 이를 지켜볼 중국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진다는 것도 회담을 피하게 된 이유인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15~16일 열리는 이번 제11차 ASEM에서 보호주의와 신고립주의 트렌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고 한국이 개방정책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할 예정이다. 북핵 대응에 공조해 줄 것도 정상들에게 당부한다.

17일~18일 이어지는 몽골 공식방문에서는 경제 및 안보외교에 집중한다. 차히야 엘벡도르지 대통령을 만나 자원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북핵 문제에 함께 대응할 것을 약속할 예정이다. 특히 몽골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한 국가여서 몽골과의 협력 강화는 국제 사회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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