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15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경상북도 성주군을 찾아 주민 설득에 나섰다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6시간 이상 차에 갇히는 사태가 발생했다. 황 총리 일행은 이날 오전10시30분께 사드가 배치될 경북 성주군 성산리 성산포대를 방문해 부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오전11시 주민설명회 참석을 위해 성주군청 앞 광장으로 이동했다. 황 총리 일행이 모습을 드러내자 3,000여명의 주민들은 욕설과 함께 고함을 지르고 계란과 물병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황 총리가 계란에 맞고 경호원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계란에 양복이 얼룩진 모습으로 가까스로 주민들 앞에 선 황 총리가 “여러분들에게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면서 “북한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핵 도발을 하고 있다”고 말하자 일부 주민들은 욕설과 함께 “핑계 대지 말라”고 소리쳤다. 황 총리에 이어 한 장관 등 정부 인사들이 설명을 할 때마다 욕설과 함께 계란·물병이 날아들었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황 총리 일행은 오전11시35분께 성주군청 건물 안으로 피했다가 옆문으로 빠져나와 소형 버스에 승차했으나 주민들이 버스를 둘러싸고 트랙터로 길을 막아 오후 내내 차에 갇히는 봉변을 당했다. 황 총리는 대치 상태가 이어진 끝에 승용차로 옮겨 타고 오후 6시 10분께서야 현장을 빠져나갔다.
김항곤 성주군수 및 성주군청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전문시위꾼이 개입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 몇몇 사람들을 중심으로 과격한 반발이 이어지자 주민들이 아닌 ‘외부 전문시위꾼’이 참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성주군=총리실 공동취재단 이현종·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