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때 매출 기준으로 세계 2위 소프트웨어 기업인 미국 오라클의 마크 허드(사진·59) CEO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1월 이후 두 번째, CEO 승진 후 첫 방한이다. 오라클은 세계 145국에서 42만개사와 거래하면서 2016회계연도(2015년 6월~2016년 5월)에 370억 달러(약 42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유럽과 아시아가 매출의 45%를 차지한다. 중국 진출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허드 CEO는 지난 1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오라클이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회계연도에 클라우드 매출은 52% 늘었고 특히 4분기(올 3~5월) 매출이 전 분기 대비 68%나 급증했다”며 “올 회계연도 1분기(6~8월)에도 매출이 75~8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 회계연도 30억 달러 매출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앞으로 클라우드 기업 중 최초로 10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클라우드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로 오라클은 스토리지에서 애플리케이션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소폭(3%) 감소했으나 클라우드 매출이 급증하며 오라클 주가는 올 초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허드 CEO는 투자확대를 통한 정공법을 밝혔다. 그는 “기업의 흥망은 정치·외교가 아닌 경제성장률이 문제이며 기업들은 거시경제 변화나 정치문제 등에 대해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분명한 점은 기업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업을 이어갈 것이고, 이들을 돕는 것이 오라클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도 정치·외교적인 것보다 경제성장률이 더 큰 문제”라며 “중국의 수많은 중소중견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최고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만큼 그들을 위해 중국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허드 CEO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도 유럽 영업인력을 두 배로 늘렸고, 브라질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때도 영업인력을 줄이지 않았다”고 말한 뒤 “모두 ‘왜 투자를 늘리느냐’고 반대했지만, 언젠가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투자를 늘렸고, 결국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 오라클 현황
· 세계 1위 제품·분야 50개
· 세계 2위 소프트웨어 기업
(매출 370억 달러, 시총 1,730억 달러*)
· 세계 16위의 글로벌 브랜드
· 145개국, 42만 기업 고객 보유
(포춘 100대 기업이 모두 고객)
· 10년 동안 R&D에 390억 달러 투자
· 600억 달러로 100여개 기업 인수
*매출 2016회계연도, 시총 15일 종가 기준.<자료:오라클 IR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