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은행 멤버십 앱 '이유있는 경쟁'

고객 포인트 모아주는 혜택 등 제공하지만

TM 기반 넓히기 위한 속내도 깔려

팝업 통해 'TM 동의' 지속적 유도

영업 성공률 일반보다 높아 주목

일각선 멤버십 앱 과당경쟁으로

TM공세·불완전 판매 증가할수도

하나멤버스하나멤버스




신한 판 클럽신한 판 클럽


은행들 간의 모바일 멤버십 경쟁이 격화되면서 텔레마케팅(TM) 전쟁에도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은행들의 모바일 멤버십 확대의 기저에는 ‘마케팅 수신 동의’를 늘려 TM 기반을 넓히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수신 동의는 선택 사항이기는 하지만 은행들은 멤버십 서비스 가입 시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마케팅 수신 동의를 할 수 있도록 앱 화면 등을 통해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은행 모바일 멤버십 가입자가 늘면서 고객들이 텔레마케팅 공세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이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근 은행권의 모바일 멤버십 과당 경쟁에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하나멤버스를 시작으로 우리은행의 위비멤버스, 신한금융의 ‘FAN클럽’ 등 은행 모바일 멤버십 서비스 고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선두주자인 하나멤버스 고객은 550만명을 넘었고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FAN클럽’도 40만명의 고객을 끌어모았다. 리테일 시장에서 가장 넓은 고객기반을 갖춘 KB금융 역시 오는 9월께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 은행 멤버십 서비스 가입 고객은 연내 1,000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곳에 흩어진 포인트를 모아주거나 현금화하는 것이 핵심인 은행 멤버십 서비스는 초기에는 은행 입장에서 크게 남는 게 없고 고객들에게 혜택도 많은 서비스다. 하지만 마케팅 동의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면 결코 은행이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는 것이 은행권 주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보통 마케팅 동의 한 장을 받는 비용을 1만원으로 계산한다”며 “모바일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신상품 등을 즐겨 찾고 상대적으로 마케팅 동의 등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TM 영업이 가능한 고객들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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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최근 출시된 A은행의 모바일 멤버십 앱을 보면 회원가입시 마케팅 수신 동의 창이 바로 나타나며 처음에 동의를 하지 않아도 팝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마케팅 수신 동의가 유도된다.

은행권은 모바일 멤버십 가입 고객들을 상대로 한 TM 영업의 성공률이 높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멤버십 고객을 상대로 한 TM 영업 성공률이 6%가량으로 1% 안팎인 일반 성공률보다 월등히 높다”며 “모바일 멤버십을 통해 영업이 가능한 고객 기반을 넓히면서 그들을 은행의 진짜 돈 되는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 멤버십은 금융지주 차원의 서비스라 카드사 보험사 등 다른 계열사들도 TM 기반이 넓어지는 효과가 생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의 이 같은 모바일 멤버십 경쟁과 관련, 고객들의 포인트 혜택이 많다는 점에서 일단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은행 간 과당경쟁으로 영업점 직원들이 과도하게 모바일 멤버십 확장에만 업무 시간을 할애하거나 마케팅 수신 동의가 늘어 고객들을 상대로 한 TM과 불완전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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