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황망한 아이디어 대상] 혜성 파괴용 핵융합 추진 로켓 外

터무니없다. 무모하다. 불가능하다. 이런 평가를 받는 아이디어들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황당해 보이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혁신적으로 바꿔놓기도 한다. 현실화만 된다면 무시무시한 파급력을 발휘할 최고의 정신 나간 아이디어를 모아봤다.



[우주 무기] 혜성 파괴용 핵융합 추진 로켓
직경 1㎞ 이상의 천체가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50만년에 한 번 꼴이다. 매우 희박하지만 실제 충돌이 일어나면 재앙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지구에 너무 가까이 다가온 뒤에 천체를 발견할 경우 손을 쓰기에 이미 늦을 수도 있다.

혹여 그 천체가 혜성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혜성의 이동속도는 소행성보다 두 배나 빨라서 충돌을 막으려면 인류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보다 20배는 강한 화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찌해야 할까.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ANL)의 플라즈마 물리학자 글렌 워든 박사는 ‘핵융합 로켓’이 해답이라 믿는다.


그가 말하는 핵융합 로켓은 핵융합 반응으로 생성되는 막대한 에너지를 추진 동력으로 사용한다. 그러면 현존 최고 속도의 순항 미사일보다 100배 빠른 초속 100㎞의 속도로 로켓을 가속, 혜성이 조금이라도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타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한 핵융합 반응 제어기술도 한국의 초전도 핵융합장치 ‘KSTAR’ 등을 통해 기본적 타당성이 검증된 상태라고 설명한다.

다만 워든 박사는 이 로켓을 혜성과 충돌시키는 것이 아닌 로켓에 탑재된 핵폭탄을 혜성 주변에서 폭발시키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렇게 혜성의 일부분을 날려 보내 질량을 바꾸면 진행 궤도가 바뀌어 지구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로켓의 개발에는 40년 이상의 시간과 최대 400억 달러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인류 종말을 막아줄 기술이라는 점에서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생식 기능 재생] 3D 프린팅 인공 난소(卵巢)
18세 미만 암 환자 치료 기술은 일취월장했다. 1950년대에는 치료 후 5년 이상 생존율이 10% 이하였지만 지금은 80%에 달한다. 하지만 치료율이 높아지면서 의료계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 여성의 경우 강력한 항암치료로 인해 난소의 생식능력이 상실된다는 점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생식 생물학자인 모니카 라론다 박사와 생체의료공학자 알렉산드라 러츠 박사는 현재 이런 사람들을 위해 건강한 난자를 생산할 수 있는 인공 난소를 개발 중이다. 인공 난소의 핵심은 젤라틴을 3D 프린터로 인쇄한 담체에 있다. 이 담체가 난소처럼 난자를 배출하는 난포(여포)들을 붙들고 있는 구조다.

두 사람은 기능 검증을 위해 수십 마리의 쥐에게 인공 난소를 이식했다. 그리고 올 4월 한 학회에서 일부 개체가 건강한 새끼를 낳았다고 발표했다. 물론 인간의 난자는 쥐의 난자보다 훨씬 크며, 성장 속도도 더디다. 쥐에게 이식된 1.5㎜의 난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인공 난소를 인간에게 적용하려면 크기는 물론 견고함도 배가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차기 동물실험 대상으로 새끼 돼지가 낙점된 상태다.

이와 함께 두 연구자는 여자 소아암 환자들에게서 채취한 난소 조직 표본의 보존과 연구도 이미 시작했다. 어쩌면 이 아이들은 성인이 돼서 건강한 자녀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임신] 자궁 외 출산
의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된 지 첫 13일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거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 시기에 배출되는 임신 관련 호르몬의 양이 너무 적어 현재의 기술로 검사나 관찰이 거의 불가능한 탓이다. 심지어 임신 여부도 확증하기 어렵다. 자궁 속을 들어다보기 전에는 수정란(배아)의 성장을 관찰할 수도 없다. 때문에 우리가 아는 것은 이 시기에 수정란이 배반포로 분열하면서 자궁으로 이동, 자궁내막에 착상된다는 기본 지식 정도다.


그러던 지난 5월 미국 록펠러대학 연구팀이 인간 배아를 자궁이 아닌 실험용 접시에서 인슐린 등의 영양소를 주는 것만으로 13일간 배양하며 관찰하는데 최초로 성공했다. 참고로 13일은 윤리적으로 허용된 인간 배아의 최장 배양 연구기간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인간 배아가 발달에 필요한 유전적 매뉴얼을 자체 보유하고 있으며, 적어도 발달 초기에는 모체와의 상호작용 없이도 정상적인 성장이 이뤄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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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인간 성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불임 치료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어쩌면 미래에는 아이의 임신과 출산에 여성의 자궁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기후 변화] 인공지능 스모그 단속반
중국은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국가의 하나다. 베이징의 지독한 스모그가 그 방증이다. 지난해 비영리 환경단체 버클리 어스(Berkeley Earth)는 베이징의 공기를 마시는 것이 하루에 담배 30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유해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기의 질은 산업 활동과 교통량, 날씨 등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시민들이 대처할 수 있도록 적시에 경보를 내리기가 어려웠다. IBM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 이런 상황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4년 ‘그린 호라이즌 이니셔티브(GHI)’의 일환으로 베이징 시내 곳곳에 오염 감지 센서를 설치, 관련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이 데이터를 흔히 AI라 통칭되는 인지 컴퓨팅을 통해 예측 분석함으로써 극도로 복잡한 대기오염 예보 모델을 완성했다.

이 모델은 기존 방식으로는 인과관계를 찾기 힘든 혼란스런 데이터로부터 유의미한 패턴과 규칙성을 추출해낸다. 이에 현재 IBM은 1㎢ 단위로 72시간 전에 베이징의 오염 예보를 실시하고 있다.

사실 예보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베이징 대기오염의 주범이 자동차와 공장임을 정확히 집어냈다는 부분이다. IBM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스모그 원인물질의 발생을 25% 줄일 방안을 중국 정부에 조언하기도 했다. 또한 뉴델리, 요하네스버그 등 대기오염이 심한 다른 도시에서도 GHI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 인상적으로 보이지 않나? 숨 쉬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우주 탐사] 외계인 수색 군단
돈이 차고 넘치면 스케일도 커지는 모양이다. 지난 4월 러시아의 억만장자 유리 밀너는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킬 혁신적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천재 물리학자 스티브 호킹 박사,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 등과 함께 크래커 크기의 미니 우주선 수천 대를 제작, 태양계의 이웃 항성계인 ‘알파 센타우리’로 보내 생명체 존재 가능 행성과 외계생명체를 탐사하겠다는 것이었다.

‘브레이크스루 스타샷’으로 명명된 이 계획의 핵심은 미니 우주선의 추진방식이다. 이들은 우주에서 일명 ‘광자 돛’을 펼친 뒤 지구에서 쏜 레이저의 광자가 미는 힘을 이용해 전진한다. 미니 우주선이 범선이라면 레이저 빛이 바람이 되는 셈이다. 현 추진기술로는 지구에서 4.37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로 우주선을 보내는데 3만년이 걸리지만 광자 추진을 하면 광속의 5분의 1 속도를 낼 수 있어 20여년이면 도착 가능하다는 게 기술진의 설명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10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유리 밀너가 초기비용 1억 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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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GHI Green Horizons Initiative.
브레이크스루 스타샷 Breakthrough Starshot.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EDITED BY IAN DALY

EDITED BY IAN D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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