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첫날 깜짝 등장 트럼프 ‘경제 대통령’ 띄워 백악관 탈환 나서

부인 멜라니아 美 첫 외국 출신 퍼스트레이디 직접 소개 무대 달궈

‘반(反) 트럼프’ 전대 룰 뒤집기도 무위로 끝나 대선가도 무풍지대

트럼프 “우리는 아주 크게 승리할 것” 자신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오하이오주의 클리블랜드에서 18일(현지시간) 막이 오른 공화당 전당대회는 시작은 험악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이례적으로 첫날부터 깜짝 등장해 열기를 끌어 올렸다. 공화당 내 반(反) 트럼프 세력은 이번 전대 마지막 날인 21일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룰(Rule)에 문제를 제기하며 뒤집기에 나섰지만 무위로 그쳐 트럼프 대선 가도에 놓여 있던 장애물이 사라지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건곤일척의 한 판 승부만 남게 됐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모델인 부인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인간적 면모를 설득력 있게 전달해 갈채를 받았다. 고무된 트럼프는 “우리는 아주 크게 승리할 것”이라고 한껏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화당은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를 ‘경제 대통령’으로 띄워 8년 만에 백악관을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홈구장인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공화당 전대는 예상대로 당내 트럼프 반대파 대의원들이 전대 룰 변경을 요구해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각 주에서 예비후보들이 얻은 표에 따라 뽑힌 대의원들이 전대에서 정해진 후보에 투표하는 대신 각자 소신에 따라 투표해 대선 후보를 정하자는 것이다. 공화당 내 ‘비구속 대의원’ 그룹은 30여 분간 이 같은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을 강하게 주장해 트럼프 지지자들과 충돌을 빚었다.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가 기존 전대규정을 확정해 ‘반 트럼프’ 세력의 반란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룰이 확정돼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데 놓인 장애물을 치웠다”고 평했다.


자신의 공화당 대관식에 일부 반란을 예상한 듯 트럼프는 전당대회의 불문율 같은 마지막 날 등장 관례를 깨고 첫날 깜짝 등장했다. 그는 영국 록그룹 퀸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을 배경음악으로 연단에 올라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아주 크게 승리할 것이다”며 간결하지만 강한 어조로 대회장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미국의 다음 ‘퍼스트레이디’가 될 사람”이라며 부인 멜라니아를 소개한 후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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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클린턴을 꺾고 45대 미국 대통령이 되면 200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출생의 영부인이 될 멜라니아는 “남편의 친절은 항상 눈에 띄지는 않지만 내가 처음부터 그와 사랑에 빠진 이유”라며 트럼프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켰다. 그는 또 “도널드의 가슴에 ‘단순한 선의’라고 부르는 것이 있음을 잘 안다”며 트럼프에 대한 ‘차별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떼는 데 주력했다. 2012년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당시 리비아 벵가지의 미 영사관 테러로 아들을 잃은 패트리카 스미스도 연단에 올라 클린턴의 최대 약점인 이메일 스캔들을 거론하며 ”힐러리는 감옥에 가야 하고, 죄수복을 입어 마땅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공화당은 21일까지 나흘간 이어질 전대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성적을 성토하고 미국 경제를 되살릴 적임자는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임을 조명할 예정이다. 공화당은 이날 “트럼프가 새 일자리를 대거 창출해 미국의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경험을 가진 지도자”라고 역설했다.

한편 전대 장소 부근에서는 ‘덤프 트럼프’, ‘셧 다운 트럼프 & 공화’ 등 반(反) 트럼프 단체들이 이틀째 시위를 이어가고 전대를 겨냥한 해킹 위협까지 커지면서 경찰과 공화당 지도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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