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이 부동산 산업이 발달한 선진 시장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리츠, 부동산 펀드의 공모 상장 활성화와 부동산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 개선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20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JLL은 전세계 109개국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명성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40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가별 부동산 투명성 지수는 JLL이 2년마다 발표한다. 한국은 지난 2014년 조사에서는 43위를 기록했다.
JLL의 부동산 투명성 지수는 △성과 측정(Performance Measurement) △오피스·리테일·물류센터 등에 대한 기본적인 시장 자료(Market Fundamental) △리츠 등과 같은 상장 투자기구의 지배구조(Governance of Listed Vehicles) △규제와 법률(Regulatory and Legal) △입찰 절차, 자문사의 역량 등과 같은 거래 프로세스(Transaction Process) 등 크게 다섯 개의 평가 항목으로 조사한다.
이번 조사에서 1위는 영국이 차지했으며 호주, 캐나다, 미국, 프랑스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투명한 시장으로 꼽힌 10위권 내 국가들은 모두 북미와 유럽에 있었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11위를 차지해 가장 순위가 높았으며 홍콩(15위), 일본(19위), 말레이시아(28위) 등도 투명성이 높은 시장으로 분류됐다. 한국은 이들 국가들보다 한 단계 낮은 시장에 속했다.
한국의 경우 규제와 법률 부문(30위)과 기본적인 시장 자료(34위)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받았으나 상장 투자기구 지배구조(65위)의 순위가 크게 낮았다. 성과 평가 지표(42위), 거래 프로세스(58위)도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국 부동산 시장의 낮은 투명성이 부동산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형 딜로이트안진 부동산 그룹장은 “저금리 시대의 고착화와 은퇴 자금 증가로 그간 기관들의 놀이터로 여겨졌던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이 제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