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파업의 설득력이다. 총파업을 결의했거나 파업에 돌입한 노동계는 대부분 대기업 노조다. 임금수준으로 따지면 상위 10% 이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분석한 ‘2015년 소득분위별 근로자 연봉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 평균 연봉은 3,281만원, 상위 10%는 6,432만원이다. 지난해 대기업 평균 연봉은 6,544만원으로 상위 9.5%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파업이 임금 상위 10%의 밥그릇 파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니 23년 만에 동시파업에 나선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에 대한 국민 여론이 싸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차의 평균 연봉은 9,400만원, 현대중공업은 7,826만원으로 최상위 수준이다. 그런데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거나 수십조원의 부채에는 아랑곳없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면서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대기업과 협력사 간 임금격차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 파업과 관련해 “청년 일자리를 빼앗고 협력업체에 ‘상시적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도 그래서다. 자신의 배만 부르면 된다는 식의 시대착오적 파업은 명분과 실리 모든 면에서 얻을 게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