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도로 운행 시 전 좌석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범칙금을 내도록 최근 법을 개정한 것과 더불어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11월 열리는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자동차 기준 관련 국제회의에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를 승용차 전 좌석에 설치하도록 국제기준을 개정하는 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제기준에는 안전띠 미착용 경고장치를 운전석에만 의무적으로 달도록 규정돼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승용차와 5인승 이하 소형화물차는 모든 좌석에 경고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필수다.
탑승 인원이 많은 승합차와 대형 화물차는 안전운전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해 조수석까지만 의무적으로 달도록 규제했다.
또 경고장치 추가 설치에 따른 자동차 제조사들의 비용 부담을 고려해 경고음 작동 시간을 운전석보다 줄여주는 식의 세부 내용이 담길 방침이다.
국토부는 수년 전부터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을 높이고자 경고장치를 모든 좌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유럽연합(EU) 등과의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국내에서 국제기준 이상으로 규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국제기준을 바꾸는 것이 우선.
국토부는 2014년 말 열린 UNECE 회의에서 이런 내용으로 국제기준을 개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후 협상 과정에서 회원국 대다수가 합의함에 따라 11월 회의에서도 무리 없이 정식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UNECE 국제기준은 구속력은 없으나 회원국들이 대체로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가 해당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국토부는 국제기준 개정이 이뤄지면 내년부터 ‘자동차 및 자동자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국토부령) 정비에 돌입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예기간 여부를 비롯한 구체적인 시행 시점과 신차와 기존 모델별로 기준을 적용하는 시기 등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통안전공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고속도로에서 승용차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작년 기준으로 27.54%에 해당된다. 이는 일본과 독일, 프랑스, 미국 등 교통 선진국의 착용률 61∼97%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
운전석 안전띠 착용률이 91.02%, 조수석은 83.19%인 것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전해졌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안전띠 미착용 사망자 수는 연평균 90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33%에 해당한다.
안전띠 미착용 시 치사율은 안전띠를 맸을 때보다 앞좌석의 경우 2.8배, 뒷좌석은 3.7배 각각 높게 측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