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5년래 최고 수준의 분기별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냈다.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재고 관련 이익이 발생해 기초소재 부문(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미래 먹을거리로 지목되는 전지 부문과 정보전자소재 부문 등 비(非)석유화학 부문은 적자를 이어갔다.
LG화학은 올 2·4분기 매출 5조2,166억원, 영업이익 6,1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2.8%, 9.3% 상승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9.3% 증가한 3,856억원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띈다. 매출 상승세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올랐는데 이는 사업영역 전반에서 낭비 요인을 잡아낸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2·4분기에 기록한 영업익 6,158억원은 지난 2011년 3·4분기(7,166억원) 이후 최대치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초소재 부문이 6,491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해 실적을 견인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원료가격 안정화와 성수기 진입에 따른 제품 수요 호조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이어 3·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병근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 수석부장은 이날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경쟁사들이 2·4분기와 3·4분기와 설비 보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공급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으로 오르기 전까지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5억원의 흑자를 내며 기대감을 키웠던 전지 부문은 올 1·4분기 3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4분기 들어 3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폭을 더 키웠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등지에서 대형전지 매출이 감소하고 소형전지의 출하량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보전자소재 부문도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2·4분기 1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정보전자소재 부문이 구조적으로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투자가 필요하다”며 “올해까지는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