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SK이노베이션 5년만에 영업익 1조클럽…이름처럼 수익구조 혁신 빛났다

가상승에 '화학·윤활유' 등 선제적 투자 결실

매출 10조2802억…반기 최대 '어닝 서프라이즈'

하반기 정제마진 반등 예상 '견조한 실적' 이을 듯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유가 급락에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하지만 회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이노베이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제품과 유통 전반에 걸쳐 혁신 노력을 펼쳤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회사의 ‘저력’이 됐고 그 힘이 본격적으로 빛을 내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이 무서운 실적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정제 마진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냈다. 유가 상승에 따라 재고 관련 이익이 올랐고 끊임없는 수익 구조 혁신을 통해 사업 전반의 군살을 덜어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4분기 매출 10조2,802억원, 영업이익 1조1,1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회사 영업익이 1조원대 벽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1년 1·4분기(1조3,562억원)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1·4분기와 2·4분기 영업익을 더한 반기 실적은 1조9,643억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지난 1·4분기(8,448억원)에도 ‘깜짝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2·4분기에는 이를 3,000억원 가까이 앞지른 호실적을 낸 덕분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국제 유가의 상승 흐름 속에서 운영 최적화를 통해 석유사업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화학 및 윤활유 사업의 선제적인 투자 역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본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석유사업이 7,052억원의 영업익을 나타내며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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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가 상승이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효과가 4,5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저렴할 때 사들였던 원유에서 평가 차익이 발생해 회사가 이득을 봤다는 얘기다. 국제 유가는 캐나다와 나이지리아 광구의 생산 차질 등에 따라 2·4분기 들어 전 분기 대비 배럴당 10달러 이상 상승했다.

화학사업은 2·4분기 시설 정기보수에 따른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3,0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내며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에틸렌과 파라자일렌(PX) 등 주력 제품에 대한 견조한 수요 속에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가 강세를 보인 덕분이다.

과감한 선제적 투자가 화학사업 부문의 실적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3년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손잡고 설립한 ‘중한석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에틸렌과 폴리에틸렌(PE) 등을 생산하는 중한석화는 출범 1년 만에 흑자를 내면서 SK그룹이 펼치고 있는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에틸렌 수급 상황이 양호해 화학사업 부문이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SK가 국내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윤활유 사업은 1,3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 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석유개발 사업은 생산량 확대에 따른 운영비 증가로 전 분기 대비 66억원 감소한 166억원의 영업익을 나타냈다.

다만 3·4분기 이후 영업전망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재고 관련 이익이 하반기에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4분기에는 재고 관련 이익이 제거되고 소폭의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정제마진은 하반기 이후 반등할 것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 국내 정유사의 이익 지표가 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올 6월 들어 평균 4.6달러까지 내렸으나 7월 이후 6~7달러선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역내 주요 정유사들이 정기보수를 시작하고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는 곳도 있어 석유제품 공급 감소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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