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진해운 금주 유동성 방안 제시…진에어·대한항공서 '측면지원'

대한항공 ABS 발행액 일부에

진에어 등 자회사 상장도 추진

7,000억 마련할지는 미지수

해외 선박금융 만기연장 통해

5,000억 추가로 줄인다지만

협상 난항…법정관리 가능성도

한진해운 유동성 확보 방안 시나리오한진해운 유동성 확보 방안 시나리오


한진해운(117930)이 이번주 부족한 유동성 마련 방안을 채권단에 제시하고 자율협약 만기 연장을 추진한다. 내년까지 부족한 1조2,000억원의 자금 가운데 일부를 계열사 대한항공(003490)과 저가항공사 진에어 등의 지원으로 충족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단이 요구하는 신규 자금 7,000억원 수준을 채울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나머지 5,000억원은 해외 선박금융회사 등에 만기연장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이 역시 전망은 밝지 않다.

24일 정부와 채권단의 말을 종합하면 한진(002320)해운은 이번주 대한항공 등 계열사 지원을 포함한 유동성 방안을 채권단에 제시하고 오는 8월4일까지로 정한 자율협약 기간을 한 달 연장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앞으로 용선료 20% 인하에 성공하더라도 1년6개월간 필요자금 1조2,000억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용선료 협상에서도 한진해운은 금액이 가장 큰 캐나다 시스팬 등 2∼3곳에서 진척이 더뎌 애를 태우고 있다.

그 밖에 한진해운은 선박금융 만기 연장을 통해 내년까지 5,000억원의 빚을 줄일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선주로서 한꺼번에 많은 돈을 들여 선박을 사들이지만 비용은 20∼30년의 장기에 걸쳐 회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배를 담보로 선박건조 비용의 80∼90%를 금융회사에서 빌리는데 이를 선박금융이라고 한다.

한진해운의 선박금융 채무는 국내외를 합쳐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이 중 해외 금융회사에서 빌린 금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내년까지 5,000억원의 만기 연장에 성공하면 부족자금 규모가 최대 1조2,000억원에서 7,000억원 정도로 줄어든다.


한진해운은 모건스탠리의 컨설팅을 받아 HSH노르드방크와 코메르츠방크 등 해외 선박 금융기관과 협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선박금융은 금융기관이 선박을 담보로 잡고 있기 때문에 담보가 없는 용선료 선주보다 협상이 훨씬 어렵다”면서 “국내 해운사 중에는 선박금융 협상에 성공한 전례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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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7,000억원의 부족자금 중 일부는 대한항공 등 계열사 지원으로 메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조달한 9,000억원 가운데 2,000억~3,000억원은 한진해운 지원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국내 여객운임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9,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했는데 애초 계획보다 2,000억원어치 많은 물량을 여윳돈으로 증액했다.

한진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진에어 등의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방안도 거론된다. 진에어는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이 증가 추세여서 상장된다면 시가총액만도 6,000억~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에 항공예약과 렌터카 사업 등을 하는 계열사 토파스여행정보도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창구로 오르내린다. ㈜한진이 보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한 자금조달 방안도 유동성 방안에 포함될 수 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6,000억원대 중반 이상의 자금확보 방안을 내놓으면 용선료 협상에 동참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지원할 수 있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필요자금의 10%까지는 신규 지원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등 유동성 마련 방안에 소극적이라는 게 채권단의 예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15일에도 유동성 마련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가 금액이 4,000억원대에 불과해 제출을 늦췄다”면서 “이번에도 최소한 6,000억원에 못 미치거나 현실 가능성이 낮다면 법정관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세원·김보리·구경우기자 why@sedaily.com

=세종=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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