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포항공대 가속기연구소 가보니] '1,000조 분의 1초' 미세현상까지 잡아내

세계 세번째 '4세대 방사광' 운영

질병 일으키는 단백질 구조 등 관찰

"BT·IT 획기적 발전 이끌 것"

지난 22일 경북 포항공대 가속기연구소에 설치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앞에서 고인수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추진단 단장이 가속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권용민 기자지난 22일 경북 포항공대 가속기연구소에 설치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앞에서 고인수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추진단 단장이 가속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권용민 기자




“전자를 광속으로 가속하면 (X선을 비롯해) 아주 강력한 빛이 발생합니다. 그 빛으로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찰하고, 1,000조 분의 1초 단위 현상까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고인수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추진단 단장)

지난 22일 찾은 경북 포항공대의 가속기연구소. 운전실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이어진 장치들이 눈에 들어왔다. 총 길이 1.1㎞에 달하는 이 시설은 지난해말 완공돼 미국과 일본에 이어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운영을 시작한 ‘제 4세대 방사광가속기’다.

경북 포항공대 가속기연구소 내 설치된 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길이는 무려 1.1㎞에 달한다./사진제공=포항공대경북 포항공대 가속기연구소 내 설치된 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길이는 무려 1.1㎞에 달한다./사진제공=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는 1나노미터(nm, 10억분의 1m)보다 작은 미세한 물질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 거대 장치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기존 3세대보다 100억 배 밝은 강력한 빛을 내 나노 크기 물질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또 1,000조 분의 1초 동안 일어나는 찰나의 현상을 느린 화면처럼 보여줘 무슨 일이 일었났는지 확인할 수 있게 돕는다. 이로써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 구조 등을 관찰해 난치성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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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비에 달린 ‘광음극 전자총’에서 발사된 레이저가 금속표면을 때리면 전자가 방출돼 레이저 길이만큼 짧은 전자빔이 만들어진다. 전자빔은 선형가속기를 지나면서 빛의 속도로 가속되고, 양극 자석으로 구성된 빔 압축기에서 머리카락 두께의 절반 정도로 크기로 압축된다. 전자빔은 다시 선형가속기를 거쳐 여러 개의 양극 자석이 상하로 배치된 언듈레이터로 들어가는 데 이곳을 지날 때 좌우로 움직이면서 발생한 빛이 하나로 합쳐져 레이저 형태의 성질을 띄는 4세대 방사광이 만들어진다.

경북 포항공대 가속기연구소 내 설치된 세대 방사광가속기 전경/사진제공=포항공대경북 포항공대 가속기연구소 내 설치된 세대 방사광가속기 전경/사진제공=포항공대


이 설비 구축에는 무려 4,298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 만큼 비용 이상의 학문적,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가 주어져 있다. 고 단장은 “이 설비를 통해 생명공학과 의약기술, 정보기술(IT) 산업 분야의 획기적인 연구를 이끌어내겠다”이라고 자신했다. /포항=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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