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비메모리반도체 연구의 중추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시스템LSI(System Large Scale Integrated Circuit) 연구개발(R&D)센터의 규모를 두 배로 키우고 반도체 전문인력을 새로 뽑는다. 시스템LSI란 메모리반도체·낸드를 제외한 중앙처리장치(AP)나 그래픽카드에 들어가는 칩(GPU), 이미지센서 등으로 오스틴 센터의 확장은 비메모리 시장을 공략하려는 삼성의 의지가 묻어나 있다.
삼성은 또 미래기술 개발을 책임지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딥러닝과 인공지능(AI) 같은 4차 산업혁명 부문 전문가 채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비메모리와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R&D를 강화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삼성의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스틴에 위치한 R&D센터를 남서부 지역으로 연내 옮긴다. 지난 2010년 세워진 오스틴연구소는 시스템LSI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새로 이전하는 사무실은 1만405㎡(약 3,147평) 규모로 기존 사무실의 두 배나 된다.
삼성은 센터 이전과 함께 반도체 설계와 설계·성능 검증 등 설계 관련 고급인력을 다수 뽑기로 했다. 이는 삼성이 미국 내에서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와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에서는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비메모리의 경우 여전히 인텔과 퀄컴 등에 압도적으로 밀린다.
이 때문에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의 격차도 올 1·4분기 4.5%포인트로 전분기(2%포인트)보다 두 배 이상 벌어졌다.
인텔은 특히 중국 다롄공장을 3D낸드플래시 전용 라인으로 개조하는 등 메모리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비메모리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와 별개로 종기원도 이날 채용공고를 내 R&D 인력 충원에 나섰다. 디바이스&시스템과 소재·계산과학 세 분야에서 딥러닝과 AI·퀀텀닷 등 삼성이 최근 주력하는 분야의 경력 전문가 모집을 시작한 것이다. AI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분야다.
실제 삼성은 올 들어 다시 R&D에 주력하고 있다. 올 1·4분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지출 비율은 7.7%로 지난해의 7.4%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R&D 투자를 꾸준히 늘려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김영필·김현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