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고객 입장서 '대안' 살펴라

KAIST 경영대학 교수

<25> 새 아이템은 경쟁사 없다?

동일 제품군에서만 경쟁자 찾으면 안돼

장·단점 분석, 대안 압도할 솔루션 내놔야



“손으로 문지르면 충전이 가능한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업화하려고 합니다.”

“혁신적이네요. 경쟁사가 있나요?”


“이런 종류의 충전기는 아직 시중에 없습니다. 사실상 경쟁사가 없는 거죠.”

보통 사업계획에 경쟁사 분석이 돼 있지 않으면 창업자가 사업 환경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이니 경쟁사가 없는 게 당연한 것 아닙니까’라며 억울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쟁사가 없다는 것은 자신만의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 동일한 제품군에서 경쟁사를 찾으려고 하니 안 보이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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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핵심 고객과 고객이 가진 문제를 구체화한다. 예시로 다룬 자체 충전 폰케이스의 경우 외근이 많은 영업직 직장인이 대상이라고 한다. 이들은 업무상 통화량이 많아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에 관한 불편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본다.

둘째, 고객 문제 대안을 살펴본다. 사람들은 문제에 대한 불편이 크면 클수록 대안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배터리에 불편을 가지고 있다면 보조 배터리, 노트북을 통한 충전, 태양광 충전 케이스, 차량용 충전기 등을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 그런지, 어떤 대안을 많이 활용하는지는 대상 고객에게 직접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나온 대안의 우선순위가 스타트업이 고려해야 할 경쟁사가 되는 것이다.

셋째, 대안과 솔루션을 비교해본다. 고객들이 많이 활용하는 문제 대안의 가격, 소요시간, 이용 과정에서의 장단점 등을 확인한다. 그다음은 창업자의 솔루션과 비교해본다. 기존 대안보다 가격이 낮거나 훨씬 편리하거나 시간을 줄여주거나 하는 점이 나타나야 한다. 가령 기존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는 매번 충전을 시켜놓아야 하는데 자체 충전 폰케이스는 그런 번거로움 없이도 보조 배터리의 성능이 가능하다면 확실히 경쟁 우위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고객 입장에서 불편 해소를 위한 문제 대안을 찾으면 그것이 경쟁사가 되고 그 대안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면 확실히 솔루션이 될 것이며 이것이 바로 경쟁사 분석의 목적이자 요령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해외 여행객들에게 실질적인 자유여행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스타트업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한국관광공사의 영문 정보 페이지나 국내에 오픈된 외국인 여행객 대상 웹·앱 서비스들을 경쟁사로 제시, 경쟁우위를 강조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기업 입장의 분석이 아닌가 싶다. 고객 입장에서 대안을 살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글로벌 여행 정보 사이트, 자국 검색 포털 서비스, 해당 국가 블로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고객 입장에서 이들보다 더 좋은 솔루션을 만들든지, 이들이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하는 문제를 재설정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고객 관점에서 경쟁사 분석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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