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M아카데미] 혈세 투입 수주산업 재무정보 신뢰성 높이려면

나인철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외부감사 품질 강화, 인센티브 제공 등 노력도 이어져야





2015년 들어 강도 높게 제기되기 시작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부실과 제반 부정행위에 대한 의혹이 공분을 사고 있다. 또한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출자비중만도 50%를 넘는 사실상 국민 기업이 그토록 방만하고 무책임하게 경영됐다는 의혹에 대해 국민을 대변해 파헤치고 따지는 언론·국회·감사원, 그리고 검찰의 활동을 보는 심정은 착잡할 뿐이다. 공적자금투입과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왜곡된 재무정보에 따라 비효율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의혹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국민 모두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것이지만, 대우조선해양 재무정보의 산출과 공시과정에서 노정된 문제점은 수주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의 재무정보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하는 제도와 실무를 개발하고 정착시키려는 노력에 촉매가 되기도 했다고 생각한다. 크게 회계기준 정비와 감사·감독 보강으로 나눠 그간 금융감독당국을 주축으로 회계 유관기관이 전개한 활동과 함께 전문가들이 중지를 모아 좀 더 보완시키는 것이 절실한 내용을 살펴본다.






회계기준 정비


수주산업(조선·건설 등)에 종사하는 기업은 수주계약이 진행되는 정도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경우 그 추정된 진행률에 따라 매출액을 인식하는데 이들 기업의 회계처리와 공시 내역 및 유의할 점은 회계기준 개정과 회계기준적용의견서 제정을 통해 제시됐다. 수주산업 이해관계자들에게 진행률 추정을 포함한 회계처리의 합리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 정보를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경영진 교체 등과 같은 때 일시에 큰 금액의 손실을 보고하는 소위 회계절벽 혹은 어닝쇼크가 나타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2016년 1·4분기부터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이 투입법(예:원가 기준)으로 진행률을 추정하는 경우 매출액 대비 5% 이상인 수주계약과 관련한 사업장별 진행률, 미청구공사, 충당금을 공시하도록 하고 또한 총 예정원가를 분기별로 재평가하고 그 변동 내역을 부문별로 주석 공시하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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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감독 보강

2016년 가을의 외감법 개정을 통해 내부감사기구(예:감사위원회)가 외부감사인을 직접 선임하도록 함으로써 그 역할을 강화시키고 외부감사인의 독립성도 제고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감사위원회로 하여금 외부감사인과 소통해 외부감사인의 정보 접근성을 제고하고 회계부정 발생 시에는 감사위원회에 실질적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외부감사에 대한 감독이 이뤄지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2016년 하반기부터 외부감사인은 투입법을 사용하는 외감법 적용, 사업보고서제출대상 기업의 선정된 핵심감사사항에 대한 감사(검토) 결과를 감사보고서(분·반기 검토보고서)에 강조문단으로 기재해 투자자에게 공시해야 하고 또한 회사 지배기구에 보고해 자체검증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 역시 외부감사 기능을 강화하도록 하는 장치다. 그리고 금융감독 당국은 분식회계 및 부실 감사 방지를 위해 외감법을 개정해 회계법인의 감사품질 관리 및 분식회계 제재수준을 강화하는 동시에 피감사기업의 감사업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제공을 금지하는 업무 내역을 확대하고 외부감사인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회계법인 소속 모든 임직원은 동 법인이 감사하는 모든 기업의 주식거래를 전면금지하는 한편 감사인의 직업윤리를 강화시키기 위한 제도를 도입했다. 아울러 금융감독 당국은 회계감리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는 제반 제도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내부고발자 포상금 상한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수립함과 함께 선제적으로 회계의혹을 처리할 전담조직을 구성하기도 했다.

추가 고려사항

감사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감사위원회를 경영진과 독립된 조직으로서 기능하고 재무정보의 산출과정에서 그 신뢰성을 제고시키는 기구로 활착시키려면 시행에 따라 대두될 문제점들을 보완해나가려는 끈질긴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감사·감독 기능의 주체·대상이 되는 외부감사인에게 추가적인 감사 노력 제공과 위험부담이 요구됨이 틀림없기에 합리적인 인센티브 제공에 대한 합의가 도출돼야 감사품질 강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생각된다. 2014년 감사품질대토론회(조세일보 등 주최)에서 제안됐던 감사지정 사유 확대 방안이나 증권거래세를 이용한 감사보수 지원 방안 등도 신중히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외부감사는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인철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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