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업체가 공동제작한 게임 ‘포켓몬고’의 세계적 열풍을 타고 국내 중소형 게임사들도 증강현실(AR) 게임 개발 계획을 속속 밝히고 있다.
엠게임은 에듀테인먼트(교육과 여가를 결합한 산업) 기업인 엑스오소프트,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인크렉비젼과 협업해 증강현실 카드게임인 ‘태권히어로즈’를 다음달 초 출시한다고 26일 밝혔다.
태권히어로즈는 엠게임이 국기원과 공동 제작한 공식 캐릭터 ‘타이온’의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교육용 게임이다. 태권도 품새 동작을 3차원(3D) 캐릭터와 실물 동영상으로 만들어 증강현실로 보여준다.
엠게임은 태권히어로즈를 전투용 게임으로 선보이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는 “연내 태권히어로즈 카드를 이용해 전투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배틀 증강현실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엠게임은 위성항법시스템(GPS)과 자사의 지식재산권를 결합한 게임도 개발 중이다.
엠게임 외에 한빛소프트, 드래곤플라이 등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VR게임을 준비 중이다. 한빛소프트는 이용자가 이동할 때마다 위치에 맞는 별자리와 행성을 볼 수 있고 함선 전투가 가능한 게임을 준비 중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자사의 총싸움게임(FPS)인 ‘스페셜포스’를 증강현실용으로 재단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이와 병행해 영실업이 만든 변신자동차 ‘또봇’을 주제로 한 게임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처럼 증강현실게임 개발이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관련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상당수 게임이 천편일률적이어서 고객들로부터 주목 받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GPS로 게이머의 위치를 파악하는 식의 전투 전개 방식이 대동소이하고 포켓몬에 비견될 만큼 인지도가 높은 게임캐릭터를 확보한 국내 업체는 드물다는 게 게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게임사의 개발자는 “포켓몬고는 포켓몬스터이라는 스타 캐릭터가 뒷받침 됐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는데 국내 게임업체들은 이런 인기 캐릭터를 비롯해 흥행의 기반이 될 지식재산권 확보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청소년이나 성인용 게임보다는 어린이 교육용 콘텐츠 시장에서라면 상대적으로 사업 성공의 문턱이 낮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뽀로로, 또봇 등 국내 인기캐릭터를 비롯해 주요 토종 지식재산권들을 보면 대체로 유아나 아동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바일 AR 서비스 회사인 소셜네트워크는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와 함께 교육적 요소를 가미한 AR게임 ‘뽀로로고’를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