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빛바랜 수출대책, 뻔한 내수진작...이런 것밖에 없나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방법은 간단하다. 수출과 내수의 불씨를 살리면 된다. 모두 알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그만큼 수출과 내수가 중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본 치료를 위한 대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부작용마저 염려되는 진통제 주사나 맞힌다면 어떻게 될까. 정부가 26일 내놓은 수출 활성화 대책과 요일제 공휴일 검토가 딱 그런 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수출 활성화 대책의 핵심은 종합상사 부활이다. 종합상사가 과거 그룹 계열사의 수출을 담당했듯이 중소기업을 맡아 수출을 키우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수출을 대행하면 자금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에 투자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런 대책을 내놓으면서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을 했겠지만 실제로는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 칼잡이를 내보내는 격이다. 요즘 참신한 아이디어로 멋진 제품을 개발했는데 수출 방법을 몰라 팔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별로 없다. 제품만 좋다면 수출 길은 열려 있다. 실속도 남에게 맡기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게 훨씬 큰데 굳이 종합상사의 도움을 받겠다는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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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진작을 위해 요일제 공휴일이 필요하다는 생각 역시 탁상공론이다. 27일자 서울경제신문을 보면 기획재정부는 어린이날·현충일·한글날을 날짜제에서 요일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공휴일을 월요일로 정해 매년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3일 연휴가 되면 사람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돈을 많이 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해 4일 연휴가 됐을 때의 카드 이용금액을 보면 국내보다 해외 사용액이 훨씬 많이 늘었다. 더구나 임시공휴일과 달리 요일제 공휴일이 되면 미리미리 해외여행을 준비할 테니 내수가 위축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이런 식의 대책으로 살아날 수출과 내수라면 진작에 살아났을 것이다. 변죽이나 울리는 미봉책 대신 수출과 내수를 살릴 근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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