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상승세 보이는 벌크선 운임지수... 해운업계 '단비'

해운시장의 업황을 보여주는 벌크선운임지수(BDI)가 올 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경기 둔화에 따라 전 세계 해운사들이 혹독한 구조조정에 나서 공급 물량이 일부 줄어든 데다 중국을 중심으로 철광석 등 원자재 운송 수요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벌크선을 주로 운영하는 해운사들의 실적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BDI는 7월 들어 750포인트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2월 한때 3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운임이 오른 셈이다. BDI는 철광석·석탄·곡물 등 건자재를 실어나르는 벌크선 시황을 뜻한다.


BDI가 개선되는 이유는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며 벌크전문 해운사들 상당수가 문을 닫거나 공급을 줄였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지난해 이후 파산한 벌크선사가 세계적으로 20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벌크선사의 경우 컨테이너 전문 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재정위기를 견딜 만한 체력이 약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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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중심으로 원자재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철강 감산정책에 돌입해 철광석·석탄 수입을 줄이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으나 올 들어서는 원자재 월별 수입 물량을 전년 대비 5~10%가량 늘리는 추세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벌크선 시장은 바닥국면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벌크선사들의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에 따라 2017년부터 벌크시장 운임이 상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벌크선 시황이 개선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벌크선 시장에 후행하는 컨테이너선 시황도 점차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이달 들어 700선을 넘기며 올해 초 수준으로 회복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3·4분기는 전통적인 해운업계의 성수기”라며 “운임 상승세가 4·4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해운 구조조정 작업이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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