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로터리] 아시아 최대 부산촬영소에 거는 기대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한국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인 450억원이 투입된 ‘설국열차’는 당시 국내에 적합한 시설을 찾을 수 없어 체코 바란도프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또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서울 마포대교 일대에서 로케이션을 했다. 만약 국내에 글로벌 수준의 대형 스튜디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설국열차’는 물론이고 ‘어벤져스’ 또한 더 많은 장면을 한국에서 촬영했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대형 스튜디오는 해외작품 유치뿐만 아니라 국내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시설이다.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의 파인우드 스튜디오, 중국 칭다오의 완다 스튜디오까지 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대형 영화촬영 스튜디오 건설에 나서는 것 또한 이와 같은 이유다.


글로벌화·대형화·차별화·첨단화라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한국 영화산업이 미래를 대비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 영화산업은 △국제공동제작 △특수효과(VFX), 색·채도 보정 등의 후반 작업(디지털 인터미디에이트·DI) 등의 첨단영상·기술 수출 △한국 감독과 스태프, 한류 스타들의 인력수출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화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수준의 영상 인프라 부족과 대형 스튜디오의 미비로 인해 실질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에는 다소 미흡해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영화의 제작 및 후반제작 분야에 있어 국제적 수준의 인프라 구축은 한국 영화산업 글로벌화의 기본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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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7년 영화진흥위원회(당시 영화진흥공사)가 세운 남양주종합촬영소는 개관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실내외 스튜디오를 구비, 국내 영화산업의 수준을 높이고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한국 영화가 점점 대형화되고 해외 영상물의 국내 촬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현재 국내에 있는 촬영 스튜디오들의 규모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 영화산업 성장을 위해 글로벌 수준을 갖춘 대형 스튜디오 건립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됐다.

이런 영화계의 어려움을 반영해 영진위는 글로벌 수준의 스튜디오를 건립하기 위해 6월 문화체육관광부, 부산시, 그리고 부산시 기장군과 함께 ‘부산촬영소 건립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촬영소는 아시아 최고 크기인 약 5,000㎡(1,500평) 규모의 대형 스튜디오와 다양한 촬영공간으로 변화 가능한 스튜디오로 이뤄진다. 부산촬영소라는 대형 스튜디오 건립을 통해 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해외 영화들의 촬영장소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결국 국내 영화의 질적 향상과 산업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향후 한국 영화시장의 규모와 고용 확대도 기대해볼 만한 핵심사업인 셈이다.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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