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딜라이브, 대주단 경영체제로 바뀐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마무리

사내이사 파견해 매각 재검토

금융부담 줄여 정상화 지원

사모펀드 MBK는 경영서 손 떼



종합유선방송업체 딜라이브(옛 씨앤앰)가 채권단(대주단)의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며 대주단 경영체제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딜라이브를 인수했던 사모투자펀드(PEF)인 MBK(159910)파트너스는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다. 인수금융에 나섰던 대주단은 시중은행 중 한 곳을 중심으로 사내이사를 파견해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주단은 이번주 중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마무리 짓기로 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위해 약관변경 등 마무리 절차에 들어갔다. 대주단 관계자는 “이번주 대출약정·약관변경 등 대주단이 대주주가 된 후의 상황들을 논의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매각보다는 딜라이브의 금융부담을 줄여 기업의 정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단은 MBK와 맥쿼리가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지난 2007년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가 빌린 1조5,000억원 중 8,000억원은 전환상환우선주(RCPS)로 출자전환할 예정이다. 나머지 차입금 7,000억원에 대해서는 이자율을 4%대로 낮춰 이자부담을 줄여준다. 2012년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딜라이브가 빌렸던 6,000억원에 대해서는 신규 대출 방식으로 KCI에 2,000억원을 집행하고 나머지 금액은 KCI가 딜라이브에 대여금, 우선주 발행 등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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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단은 지난해 11월 전용주 대표이사를 비롯해 경영진이 새롭게 꾸려짐에 따라 별도의 경영진 교체는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사 파견으로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진행되던 매각 작업도 일단 중단된다. 딜라이브의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다 매각작업이 길어지며 딜라이브의 펀더멘털이 약해질대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말 딜라이브의 영업이익은 739억원, 당기순이익은 103억원으로 전년(966억원·380억원)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여기다 최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037560) 인수 승인이 거부되며 딜라이브의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추가 투자를 통한 회사 경영정상화로 목표를 선회하게 된 배경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케이블TV 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가 딜라이브의 예상 인수가가 MBK 인수 당시보다 현저히 낮아 당장 매각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MBK에 실망한 대주단이 회사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일부 경영진을 선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주단에 딜라이브의 경영권을 뺏긴 MBK는 2007년 자기자본 9,000억원과 대출을 통한 인수금융 1조4,000억원에 딜라이브를 인수했다. 2012년 금융권 부채 만기가 돌아오자 대출 규모를 2조1,970억원까지 늘린 뒤 만기를 4년 연장했다. 그러나 딜라이브는 실적 악화와 연이은 매각 실패에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까지 직면했고, MBK와 맥쿼리는 ‘경영 실패’라는 시장의 비난을 받고 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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