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파킨슨병 완치 희망..배아줄기세포 이용 '중뇌' 배양 성공

한인과학자 주도의 국제연구팀이 파킨슨병 분석에 큰 역할을 할 ‘중뇌오르가노이드’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연합뉴스한인과학자 주도의 국제연구팀이 파킨슨병 분석에 큰 역할을 할 ‘중뇌오르가노이드’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연합뉴스


한인 과학자들이 주도한 국제연구팀이 인간의 수정란에서 얻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의 일부인 ‘중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제현수 듀크대-싱가포르 국립의대 교수는 싱가포르유전체연구소 연구팀(응헉휘 소장, 조중현 박사)과 공동으로 ‘중뇌 오르가노이드(organoid)’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오르가노이드’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소규모 장기를 뜻하는데, 중뇌 오르가노이드는 파킨슨병 치료를 목적으로 3차원 형태로 만들어져 그동안 연구에 이용하던 동물실험의 한계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중뇌오르가노이드는 임신 중기 태아의 중뇌와 비슷한 2mm 크기로 실험용 쥐의 전체 뇌 크기와 비교하면 ¼ 정도에 해당한다.

중뇌는 뇌의 한가운데 위치한 조직으로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운동기능 등에 관여한다. 배양된 중뇌오르가노이드는 아직 운동기능 등을 구현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실제 인간의 중뇌를 구성하는 세포들이 겹겹이 쌓여있는 형태로 뇌의 기능이 어떻게 발생하고 작용하는지 연구가 가능한 수준이다.


중뇌오르가노이드는 무엇보다 대표적인 신경퇴행성질환인 ‘파킨슨병’ 연구에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관련기사



파킨슨병은 나이가 들면서 ‘중뇌’의 흑질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손실되면서 발생하는 병이다.

또한 연구팀은 파킨슨 환자에게서 배양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중뇌 오르가노이드를 만들면 도파민 신경세포 문제, 화합의약품 테스트 등 다양한 연구를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별 파킨슨 환자의 중뇌 오르가노이드가 만들어지면 실제 환자 중뇌를 대신해 치료법을 연구하는 아바타가 되는 것이다.

그동안 뇌는 조직검사가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그러나 중뇌 오르가노이드를 이용하면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고 특정 약물을 주입했을 때 도파민의 증감, 변화 등을 관찰함으로써 개별환자에게 적합한 약물을 결정하는 연구가 가능해진다.

제현수 교수는 “중뇌 오르가노이드를 통해 뇌 조직의 성장을 계속 관찰하며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과 작용원리 등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3년 대뇌피질이 만들어진 적은 있지만, 중뇌가 배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에는 고한석 존스홉킨스의대 교수, 신주헌 존스홉킨스병원 교수, 조남준 난양공과대학 교수 등 한인 과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미국 동부시간으로 28일에 게재됐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이효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