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히잡 강제 착용 금지 운동에 이란 남성들 동참…'#맨인히잡'

"이란 여성 인권 캠페인 '나의 은밀한 자유'의 일환"

"여성 대신 히잡 쓴 사진 SNS에 올려"

이란 여성 인권 운동 ‘나의 은밀한 자유’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란 남성들이 여성 대신 히잡을 쓰고 사진을 찍어 SNS 상에 공유하고 있다. /출처=마쉬 알리네자드 인스타그램이란 여성 인권 운동 ‘나의 은밀한 자유’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란 남성들이 여성 대신 히잡을 쓰고 사진을 찍어 SNS 상에 공유하고 있다. /출처=마쉬 알리네자드 인스타그램


이란의 남성들이 여성의 히잡을 뺏어 쓴다?

최근 이란에서 여성 인권 운동에 동참하는 남성들이 히잡을 쓴 사진을 올리며 히잡 착용을 강요받는 여성들에 대한 연대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고, 히잡을 쓰지 않거나 머리카락이 보이도록 ‘불량하게’ 히잡을 쓴 여성들을 ‘도덕 경찰’(morality police)이 단속해 벌금형부터 징역형까지 내리고 있다. 실제로 국가에서 게시한 광고판에는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노출하는 것을 무례하고 불명예스러운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또 여성들은 “머리카락이 보이면 남성들의 ‘성적인 접근’에 노출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논리로 히잡 착용을 강요받고 있다.

몇몇 여성들은 강제 히잡 착용에 반발해 전국적인 시위를 주도하고 있으며, 히잡을 쓰지 않고 공공장소를 돌아다니기 위해 삭발을 한 여성도 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히잡 강제 착용 금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최근 많은 남성들이 그들의 부인이나 여성 친척들의 히잡을 대신 쓰고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있다. 이는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이란 출신의 여성 인권 운동가 마쉬 알리네자드가 펼치고 있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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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은밀한 자유’(My Stealthy Freedom)라는 이름의 이 캠페인에서 이란의 여성들은 가정 생활에서 히잡을 벗어던지고 ‘은밀한 자유’를 느끼는 순간을 찍은 사진을 공유한다. 캠페인을 주도하는 알리네자드는 지난 22일 남성들에게도 이 캠페인의 SNS를 ‘#맨인히잡’(#meninhijab)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공유하고, 여성의 히잡을 대신 쓴 채 같이 사진을 찍어 올릴 것을 요청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히잡을 쓴 남성의 사진을 30장 가량 제공 받았고, 몇몇 남성들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진을 게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알리네자드는 “(사진을 제공한 남성의) 대부분이 이란 내에 거주하고 있고 그들의 여성 가족들이 히잡 착용을 강요하는 ‘도덕 경찰’에 의해 얼마나 많은 고통과 모멸감을 느꼈는지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성들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고 나서 까지 수년 동안 의무적으로 히잡을 쓰도록 강요받아왔으며 우리의 존엄성이 파괴되는 것을 견뎌내야 했다”며 “많은 남성들이 매일 히잡 쓴 여성들을 보면서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수백만의 이란 여성들에게 히잡 강제 착용은 존엄성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알리네자드는 또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존재와 정체성은 남성들의 통합과 포용 정신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데, 종교의 가르침이나 정부의 지침은 남성들이 여성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도록 잘못 인도하고 있다”며 “그래서 여성 권리를 신장하는 운동에 남성들을 초대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캠페인의 취지를 밝혔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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