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와 비박계가 ‘후보 단일화’로 설전을 벌이며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의 공식적인 막이 올랐다. 29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후보들은 기자회견과 출정식 등으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번 전대는 이렇다 할 ‘스타 플레이어’가 없는 가운데 친박계 이주영·이정현·한선교 의원, 비박계 정병국·주호영 의원 등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주영·이정현 의원은 완주 의사를 드러내고 있지만 나머지 세 후보들이 단일화에 대한 여운을 남겨 후보 단일화는 전대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비박계는 정병국 의원을 단일 후보로 확정, 초반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정병국·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정 의원을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정병국 의원은 “이번에 뽑히는 당 대표는 정권 재창출의 확신을 심는 희망의 대표가 돼야 한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당과 대한민국을 위해 온몸을 던져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혁신 단일후보를 만들어내 아주 기쁘고 지금부터 새누리당에 혁신의 바람이 불 것”이라며 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친박계는 비박계 후보 단일화의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른 후보들과 추가 단일화를 이룰 경우 ‘다수 친박 대 단일 비박’ 구도가 굳어져 여론전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박계 주 의원은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주 의원은 “새누리당이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이 큰 계파(친박계)가 당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노골화하면 단일화를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비박 후보 단일화에 대해 “외부 압력 없이 합의됐다면 자연스러운 것이라 (비박 단일화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친박계 후보들과 이견을 드러냈다. 친박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친박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는 강력 반발했다. 이주영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계파 대결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 다시 계파끼리 뭉쳐 단일화하고 또 계파 대결 구도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전대에서 또 이런 구태가 반복되는 경우에는 몽둥이를 맞고 퇴출될 수도 있다”고 질타했다. 이정현 의원은 “누가 단일화를 하든 관심 밖”이라며 “끝까지 남아 당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친박계는 대표로 나서지 못하게 하고 자기들(비박계)은 단일화한다”며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제2부 리그인 최고위원은 모두 4명이 선출된다. 강석호·조원진(3선), 이은재·이장우·정용기·함진규(재선), 최연혜(초선) 의원과 원외인 정문헌 전 의원 등 8명이 출마했다. 최고위원 1명은 여성 몫으로 이은재·최연혜 의원이 경쟁한다. 이번에 처음 도입된 청년 최고위원에는 이부영·이용원·유창수 후보가 경쟁한다.
/류호·박효정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