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중기 인력 미스매칭 해결하려면

김종균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서부지부장





“생산직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이 넘는 상황에서 생산성은 떨어지고 국내에서는 버틸 수가 없어요.” 사석에서 만난 모 대기업 임원의 푸념 섞인 얘기다. 매일매일 중소기업 현장을 보고 있는 필자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하청을 받아 살아가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모기업의 단가 후려치기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연봉은 대기업의 60%도 채 안 된다. 지난 2015년 기준 대졸 초임은 4,075만원으로 중소기업의 2,055만원에 비해 2배다. 여기에 복지 부분까지 합하면 말할 것도 없다. 상황이 이러하니 고급 인력이 중소기업에 몰릴 수가 없다.


인력 미스 매칭은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문제도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복지 격차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선진 유럽에서는 중소기업 연봉이 대기업의 70%를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소기업 인력 미스 매칭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의 역할, 사회적 인식의 변화 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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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대기업 하청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끊임없는 연구개발(R&D)과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대기업 하청률은 50%를 넘는다. 중소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도 채 안 된다. 전자·자동차 등 국내 생산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대기업의 하청 구조로는 수익성 향상과 원가 절감에 한계가 있다.

둘째는 사람에 대한 투자다. 핵심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에는 공정 개선, 설비 개선 등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적 생산성이다.

이를 위해 정부 정책도 고용과 수출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5년 이상 장기간 중기에 재직한 근로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내일채움공제 제도다.

청년 실업률이 10%가 넘어도 정작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부족한 인력 미스 매칭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사회도 노력해야겠지만 중소기업의 뼈를 깎는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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