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8월6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구조조정으로 신음하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 스포츠 경기가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경기 시간이 한국의 여가 시간대와 들어맞고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2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일단 시간대는 우리나라 퇴근 시간과 들어맞는다.
30일 브라질 올림픽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국 선수들의 주요 경기는 오후9시(한국시간 기준) 이후 열린다. 치킨과 맥주를 먹으며 경기를 관람하는 ‘치맥’ ‘피맥(피자+맥주)’ 열풍이 불 수 있다. 우선 개막 첫날인 8월6일 토요일 오후9시30분에 여자배구 한일전이 열리며 브라질 올림픽의 첫 포문을 연다. 배구 경기가 끝나고 약 2시간이 지난 7일(일요일) 오전1시에는 박태환이 출전하는 남자수영 400m 예선전이 치러진다. 이후로도 금요일인 19일 오후10시20분부터는 손연재가 출전하는 리듬체조 예선이 시작된다.
토요일인 20일 오후7시부터는 박인비 등이 출전하는 여자 골프 결승 라운드가 열리고 한국이 강한 유도도 매일 오후10시부터 경기가 시작되는 등 올림픽이 열리는 약 2주일간 매일 오후9시부터 한국 선수들이 대거 ‘금빛 사냥’에 나선다. 다만 축구 경기는 오전8시·오전4시 등에 열려 국민들이 중계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림픽으로 맥주 판매가 늘어 하이트진로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12%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는 등 외식 업계가 특수를 누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TV 등 가전제품 판매가 급증할지도 관심사다. 일단 롯데하이마트의 7월(1~26일) 고화질 및 대형 TV 매출이 지난해 대비 각각 20%, 30% 급증했다. 이외에 대형마트·백화점·치킨전문점 등은 올림픽 개막에 맞춰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정부는 친환경 가전제품을 사면 20만원 한도 내에서 환급해주는 정책이 올림픽과 맞물려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29일부터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40인치 이하 TV, 에어컨, 냉장고, 김치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가전 5종) 구매자에게 20만원 한도에서 최대 10%를 환급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예컨대 200만원 상당의 에너지 효율 1등급 TV를 사면 20만원을 정부가 환급해주는 것이다.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환급 서비스가 처음 열린 29일 환급 시스템 홈페이지는 접속이 폭주해 원활한 신청이 이뤄지지 않았다.
역대 사례를 보면 경기 시간이 국민들의 여가 시간과 들어맞고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경우 스포츠의 경기 부양 효과가 극대화됐다. 대표적인 것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이다. 2002년 5월31일부터 한 달간 열린 월드컵으로 민간소비는 고공 행진했다. 민간소비 증감률은 2002년 1·4분기 11.1%(전년 대비)에서 2·4분기 9.9%, 3·4분기 8.7%를 기록했다 월드컵이 끝난 4·4분기 6.7%로 둔화했다.
지난 2014년 기획재정부가 펴낸 경제백서에 따르면 2002년 월드컵으로 한국이 거둔 경제효과는 경기장 건립 등을 포함해 총 26조원에 달했다. 부가가치 유발 4조원, 국가 브랜드 홍보 7조7,000억원, 기업 이미지 제고 14조7,600억원 등 모두 26조4,6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낸 것으로 추산됐다. 2002년 한국 경제는 연간 7.4%의 고성장을 이뤘다. 월드컵 전후인 2001년과 2003년 경제성장률은 각각 4.5%, 2.9%였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