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국도자기, 해외서 빚은 '반전 드라마'

중동 호텔·레스토랑·카페시장서

잇단 대형계약 수주…공장 풀가동

지난해 공장가동 중단 악몽 딛고

글로벌 진출로 경영정상화 탄력

한국도자기 청주공장 직원들이 휴가도 없이 중동으로 수출하기 위한 도자기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도자기한국도자기 청주공장 직원들이 휴가도 없이 중동으로 수출하기 위한 도자기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도자기


한국도자기는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청주에 있는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청주공장이 한 달 동안 가동을 중단한 것은 1943년 회사 창립 이래 72년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경기 침체로 일감이 줄었기 때문이었다. 한국도자기는 통상 8월 첫째 주 일주일간 공장 문을 닫고 모든 직원들이 함께 휴가를 보내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실적 악화로 한 달이나 공장가동을 중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도자기는 올해 휴가도 없이 공장을 풀가동 한다. 해외수주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다.


한 때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도자기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1년 전 이맘 때만 해도 한 달 간 가마의 불을 꺼야 할 정도로 경영이 어려웠지만 올해는 대형 수주물량을 맞추기 위해 휴가 기간에도 공장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한국도자기는 지난해 경영여건이 나빠진 가운데서도 단 한 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았다. 김영신 대표의 신뢰경영이 1년 만에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경영정상화의 훈풍은 해외에서 불어왔다. 한국도자기는 중동의 ‘호레카(호텔·레스토랑·카페)’ 시장에서 잇따라 대형계약을 수주했다. 올 8월과 9월 사이에 출하되는 물량만 200만달러에 달한다. 8월 첫 주 정기휴가 기간에도 돌아가는 공장에서는 여기에 납품할 제품을 만든다. 납품처 중에는 부르즈알아랍 같은 7성급호텔도 포함돼 있다.


올 2월 참가했던 ‘2016 독일 프랑크푸르트 춘계 소비재 전시회’가 실적반등의 신호탄이 됐다. 식기와 주방, 인테리어 등 리빙에 관한 모든 것들이 전시되는 이 박람회는 전 세계 주요 생활용품 업체들이 참가하는 글로벌 대표 행사다. 2004년부터 이 전시회에 참석하기 시작한 한국도자기는 줄곧 글로벌 명품 테이블웨어 브랜드 섹터에 부스를 차릴 정도로 명성을 인정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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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자기는 전시회 기간 동안 중동 계약건을 비롯해 중남미와 동유럽 쪽에서 신규거래 거래처를 발굴했다.

국내 도자기업체들은 최근 10년 간 중국산 저가 도자기와 유럽 명품 사이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도자기가 내놓은 전략은 글로벌 진출이다. 지난 3월에는 영국 스틸라이트그룹과 300만달러 수출계약도 체결했다.

한국도자기 관계자는 “중남미와 동유럽은 소매영업을 주로 펼쳤지만 매출이 들쑥날쑥했는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게 됐다”며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미개척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자기는 2년 연속 흑자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35억원, 104억원의 적자를 냈던 한국도자기는 지난해 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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