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대우조선 수주 20% 줄인다지만… '밑빠진 독 물붓기' 논란 가열

■ 시중은행도 대우조선에 1조 지원


금융당국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시중은행들의 여신한도를 복구(6월 말 기준)시킴과 동시에 대우조선 경영 내실을 위해 앞으로 수주량을 20% 줄이기로 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직접 적정성을 따져 수주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의 올해 부실규모는 5조3,000억원으로 책정됐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수년간 수주한 선박의 손실규모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정확한 선박 손실규모는 공기가 완료돼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의 신규 수주량 축소 방침에는 동의하면서도 대우조선의 부실이 더욱 불어날 수 있고 따라서 은행권의 자금이 추가로 투입될 공산이 크다는 점에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3일 산은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은은 앞으로 대우조선의 신규 수주 건마다 수주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수주위에는 대우조선의 실무인원도 참여하지만 산은 및 수출입은행 관계자, 변호사, 회계사 등 외부 인사가 함께한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외형확대 위주의 무리한 수주를 자제해야 한다"면서 "기존 수주량에 비해 20% 줄고 매출액 역시 20%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3·4분기 대우조선 매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3조1,500억원대에서 2조5,000억원대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따라 수주위는 대우조선이 산출한 견적원가의 정확성은 물론 기술적·법적·회계적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검증된 경우에만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하기로 했다. 산은 등 채권단은 대우조선이 건조능력을 넘는 신규 수주를 받아 선박 건조에서 비효율을 야기했고 해양플랜트는 유가 하락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우조선에 큰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평가된 해양플랜트 부문은 가장 많이 줄이고 비교적 기술력을 인정받은 LNG, 대형 컨테이너, 잠수함 등 특수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의 본사 직영인력을 1만3,000명에서 1만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계획과 관련해서는 외주인력 업무를 직영인력이 대신할 경우 감축인원을 줄이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은 그러나 신규 수주물량만 관리한다고 해서 대우조선 정상화가 쉬워지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수주 물건의 수익성은 공기가 끝나는 시점에 정확히 알 수 있는데 최근 수년간 계약한 선박들의 경우 저가수주 규모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조 단위 손실을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여신한도 복원을 요구하며 대우조선에 대한 사실상의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와 산은 등 국책은행이 모든 책임을 지고 채권은행에 피해가 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하나 부실규모가 커지면 시중은행으로 지원이 확대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절차"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임원도 "대우조선 매각 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중은행까지 동원된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형태가 될 공산이 크다"면서 "4조2,000억원이 역대 정부의 지원안 중 최대 규모지만 현재 업황 등을 고려하면 기록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원·김보리기자

why@sed.co.kr


관련기사



윤홍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