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춘 대표의 올해 관심사업은 펀드 출자자(LP·유한책임투자자)의 유동화 사업이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지분을 사고파는 시장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펀드 출자자가 투자금을 자유롭게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은 한계가 있다는 고민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한국성장금융은 지난 6월 출범식을 마친 뒤 1,800억원 규모의 LP 지분 유동화 세컨더리(중간회수) 펀드 조성 사업을 첫 번째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운용 규모가 작은 편인 소규모 LP의 투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마련된 펀드다. LP들이 한 번 기업지분매입펀드에 자금을 넣으면 회수할 때까지 3~5년간 투자금이 묶이는 한계를 보완하려는 것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LP의 투자지분을 자유롭게 거래하는 중간회수시장이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안착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LP 지분거래시장이 자리 잡으면 연기금이나 공제회·보험사 등이 원하는 시점에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더 적극적으로 다른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LP 지분 유동화 펀드를 책임질 운용사 2곳(증권사·벤처캐피털)은 오는 9월 중 선정될 예정이다. 한국성장금융은 펀드 조성금액의 절반인 900억원을 출자한다.
이 대표는 처음 투자를 받은 중소·벤처기업의 후속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팔로온(follow-on)투자펀드’ 조성 사업도 올해 핵심사업으로 꼽고 있다. 그는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은 한 번 투자를 받아서는 시장에서 자리 잡기가 어렵다”면서 “중간에 자금난을 겪을 때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팔로온펀드”라고 설명했다. 팔로온펀드는 2,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한국성장금융은 5곳의 운용사에 1,000억원을 쏘기로 했다.
4·4분기에는 코넥스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만 하는 펀드 조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코넥스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논쟁이 벌어졌지만 이제는 중소·벤처기업의 중간 자금조달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코넥스 상장사에 신뢰감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투자 규모를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