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국가물류

임장혁 이태리계 물류기업 패리지그룹 이사

임장혁 이탈리아계 물류기업 패리지그룹 이사임장혁 이탈리아계 물류기업 패리지그룹 이사


최근 세계은행(World Bank)이 발표한 ‘물류성과지수(Logistics Performance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14년 21위에서 2016년 24위로 하락했다. 세계은행이 2년마다 발표하는 이 지수는 ‘세관 효율성’ ‘운송과 무역과 연계된 항만, 공항과 같은 물류인프라’ ‘국제운송 운임 경쟁력’ ‘물류서비스 경쟁력’ ‘수출화물의 추적시스템’ ‘수출화물의 도착 적시성’ 등 6개 부문에 걸쳐 160개 국가별 점수의 가중평균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한국은 2010년 23위에서 2012년에 21위로 상승했으나, 2014년 21위로 정체하다 결국 2년이 지난 올해 뒷걸음친 것이다. 그러나 주요 아시아 지역 물류경쟁 상대국들을 살펴보면 홍콩은 2014년 15위에서 2016년 9위로, 중국은 28위에서 27위로 상승했으며, 싱가포르는 수년째 5위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의 경우 중국에 편입된 상황이라 결국 중국의 물류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얼마 전 ‘서비스 경제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 간 융합발전, 서비스 경제 인프라 혁신, 7대 유망서비스업 중점 육성 등 범국가적인 경제계획을 제시하면서 7대 유망서비스업으로 물류산업을 선정하고 물류선진국의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번 발표전략 중 물류 부문이 중요한 이유는 국가 물류 경쟁력이 약화 추세에 있고 국내 기업의 해외생산 증가로 인한 제조업 공동화의 급격화, 18개월 연속 수출 감소, 경제성장률 2%대 추락 전망 등이 우세한 현시점에서 제2의 성장동력으로 시의적절할 뿐 아니라 필요한 국가 정책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 한국 서비스 경제의 핵심축이 돼야 하고, 앞서 언급된 물류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상황임에도 정부가 제시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정부가 내놓은 전략은 첫째, 드론 택배 활성화 및 규제 완화, 둘째, 1,500억원 규모의 창조경제펀드를 통한 투자·컨설팅 지원확대, 셋째, 기술개발(R&D) 지원, 넷째, 글로벌 물류경쟁력을 21위에서 17위로 향상, 다섯째, 택배산업 규제 완화 등이다. 과연 이러한 전략으로 유망서비스업으로의 발전은 물론 위기상황에 몰린 국가 물류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우려된다. 왜냐하면 국가 물류전략은 수출입정책, 국내 유통정책, 해외진출 및 투자정책 등 거시적인 국가 경제 정책비전이 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국내 물류인프라 투자전략, 항공·해운·육상 등 국내외 운송전략과 시장확대전략, 그리고 여기에 드론 및 무인차량과 같은 기술개발 전략 등이 더해져 융합된 국가 물류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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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경제 발전은 미래 한국 경제의 핵심요소다. 특히 물류산업은 글로벌 경제의 확대와 함께 지속 성장하는 산업으로 국가 물류 비전과 전략의 부재는 중국과 같은 신흥경쟁국과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고 이는 경쟁력 약화로, 국내 물류산업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사안별 차원의 좁은 물류전략의 틀에서 벗어나 미래경제 정책 비전에 근거한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을 구축해, 기로에선 물류산업을 국가도약을 위한 산업으로 변모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임장혁 이태리계 물류기업 패리지그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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