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한국경제 外患보다 內憂가 더 위협적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6주년을 맞아 실시한 ‘한국 경제의 현주소와 전망’ 설문조사에서 100명의 국내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경제의 위협요인으로 내수부진(38.1%)과 기업 구조조정(25%) 등 내부 요인(63.1%)을 우선 꼽았다. 중국 경기 불안(17.6%), 저유가로 인한 수출부진(13.1%) 등 외부 요인은 37.4%에 불과해 문제는 내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내수부진을 타개할 특별한 묘안이 없는 상황에서 최종 소비주체인 가계가 자꾸 빚을 져야만 살 수 있는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소득 중간값도 떨어지고 있는데 내수부진이 포퓰리즘을 불러오고 구조개혁이 미뤄지며 다시 내수부진을 심화하는 악순환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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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한 명인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가 진단한 우리 경제의 현주소다. 백 교수의 진단처럼 내수부진은 현재 우리 경제를 저성장의 덫으로 이끈 주범이지만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방법을 썼지만 결과는 급증하는 가계부채로 돌아왔고 가계부채는 내수부진을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진작에 했어야 할 기업 구조조정은 내수부진을 우려해 미루고 미루다 이제 삽으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기도 힘든 상태가 됐다.

전문가 4명 중 3명(75%)은 현 한국 경제를 ‘성장궤도를 이탈한 만성적 저성장 국면’으로 평가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나서는 수밖에 없지만 “기업 역시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보다 안정적 시장에 터를 잡으려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휴대폰 시장의 최강자였던 노키아가 갑자기 몰락한 것은 자신이 잘하는 분야인 안정적 시장을 고수하려 했기 때문이다. 신시장을 만드는 혁신은 구시장의 지배자인 노키아의 기득권을 없애는 자기부정이 돼 애초에 불가능했다. 또 하나의 노키아가 되지 않으려면 창조적 혁신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혁신적 규제 완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최선을 기울여야 한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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