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는 지난 2012년 중국 쑤저우에서 운영하던 유일한 직영공장을 폐쇄했다. 대신 아디다스는 1993년 이후 24년간 중단했던 독일 생산을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 노동력을 이용한 제품 생산보다 본사 공장을 자동화해야 오히려 더 품질·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저임금을 무기로 ‘세계의 공장’ 지위를 누려온 중국 제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인데 인건비가 큰 폭으로 뛰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딜로이트그룹은 미국 생산성위원회와 공동 발표한 ‘2016 글로벌 제조업경쟁력지수 보고서’에서 2010년 이래 줄곧 제조업 경쟁력 1위를 지켰던 중국은 오는 2020년이면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세계 각국에서 제조업에 종사하는 최고경영자(CEO) 및 고위임원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지난 10여년간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13억 인구라는 거대한 시장과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가격경쟁력의 매력에 빠져 앞다퉈 중국에 생산기지를 세웠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열악한 인프라와 까다로운 규제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제조업 경쟁력이 가장 앞선 나라의 지위를 누렸다.
하지만 이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을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을 가진 나라로 보지 않는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중국 노동력의 원천인 농민공들의 월 평균 임금이 2012년 2,173위안(1·4분기 기준)에서 올해 3,273위안으로 50.62%나 급등했다.
딜로이트는 보고서에서 “중국 인건비는 1995년에 비해 15배, 2005년에 비해서도 5배나 상승했다”며 “인건비 상승과 함께 선진국과 중국 간 비용격차가 줄면서 일부 회사들은 생산기지를 더 임금이 낮은 국가로 옮기거나 본국으로 돌아가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인공지능(AI)·로봇 등을 바탕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비용격차를 기술로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도 인건비 상승에 제동을 걸며 ‘세계의 공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월 광둥성 지방정부는 앞으로 2년 동안 최저임금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헤이룽장성과 랴오닝성·지린성 등도 2013년 이후 최저임금을 올리지 않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전략을 발표하는 등 기술혁신을 통한 제조업 경쟁력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올 들어 중국 자본들이 독일 쿠카, 이탈리아 지매틱, 미국 파슬린 등 로봇 관련 업체를 잇따라 인수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무원은 ‘중국제조 2025’ 서문에서 “세계 대국의 위치에 올랐지만 중국의 제조업은 크게 강하지 못하다”며 “제조업 추월 발전이 우리의 당면과제”라고 밝혔다.
◇국가별 제조업 경쟁력 순위
2016년 | 2020년(예상) | |
1 | 중국 | 미국 |
2 | 미국 | 중국 |
3 | 독일 | 독일 |
4 | 일본 | 일본 |
5 | 한국 | 인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