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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흥행에도 웃지 못하는 엔터주

시청률 1위 'W' 제작사 초록뱀

1,000만 눈앞 '부산행' 보급 뉴

최근 주가는 하락행진 이어져

작품인기-실적 곧장 연결 안돼

중국 '한류스타 제동'도 악재로





MBC 드라마 ‘더블유(W)’와 영화 ‘부산행’ 등의 작품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와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며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이들 제작·배급사의 주가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해 한국 연예인의 활동 금지 등으로 보복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홍콩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며 엔터테인먼트주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또 드라마나 영화의 흥행이 제작사의 실적으로 곧장 연결되지 않는 함정도 도사리고 있다.


드라마 ‘W’의 제작사인 초록뱀(047820)은 2일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5.73%(235원) 떨어진 3,865원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 연속 하락했다. 드라마 W는 지난 20일 8.6%의 시청률로 문을 연 후 12.9%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동시간대 1위였던 ‘함부로 애틋하게’를 제쳤다. 초록뱀은 ‘W’ 1회 방영 후 하루 만에 24.16%(930원)나 오르며 기대감을 안겨줬지만 이후 약세를 보이며 9거래일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부산행의 배급사인 ‘뉴(NEW(160550))’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까지 875만여명으로 1,000만 돌파를 눈앞에 두는 흥행실적을 거뒀지만 ‘뉴’의 주가는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이날도 2.33%(300원) 떨어진 1만2,550원에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JYP엔터테인먼트도 원더걸스의 싱글앨범 ‘Why So Lonely’가 음원차트 1위에 올랐지만 주가는 지난달부터 하락해 5,000원대도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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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드라마나, 영화, 가수의 인기가 엔터업체의 실적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 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보통의 드라마의 경우 제작사는 제작비와 간접광고(PPL) 정도로만 수익을 내기 때문에 시청률이 추후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과한 기대감에 의한 고평가도 문제다. 뉴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오빠생각’과 ‘널 기다리며’ 등 대부분의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지만 주가는 부산행에 대한 기대감에 개봉 전 보름 동안 16%나 올랐다.

중국의 사드 보복 우려도 주가에 악재다. 지난 1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국제적 요인을 이유로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활동을 규제할 것이라는 보도가 홍콩 등에서 흘러나오면서 이 같은 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강력한 경제보복 가능성은 적지만 국민들의 단결을 위해 상징적인 제재가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한류나 방송 등에도 규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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