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2일 “인도적 관점에서 올해 추석 남북 이산가족 상봉, 나아가 정례적인 상봉을 전향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으로서 남북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사는 고령 이산가족 김문각(84)씨 가정을 위로방문한 자리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 상호 신뢰 회복과 관계 개선의 시발점이자 여야를 초월한 민족·인도주의적 사안으로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추진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의 이번 방문은 대한적십자사가 벌이고 있는 이산가족 영상편지 제작 사업 및 유전자검사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이산가족의 생전 사연과 근황을 영상자료로 제작해 향후 남북이 합의하면 북측 가족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유전자검사 사업은 가족관계 확인과 사후 교류를 위해 진행되고 있다. 정 의장은 김씨의 사연이 담긴 영상편지를 보며 “어르신들이 꼭 살아생전에 고향 땅에 가보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는 물론 화상 상봉과 서신 교환, 생사 확인과 명단 교환 등 낮은 수준의 상봉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산가족 신청자 가운데 사망자 수는 지난 2004년 2만3,058명에서 2016년 6만7,180명으로 연평균 3,677명에 이른다. 2016년에는 처음으로 사망자 수(6만7,180명)가 생존자 수(6만3,670명)를 앞질렀다. 90세 이상인 고령의 생존자도 1만547명으로 올해 처음으로 1만명을 넘었다. 이산가족 상봉 인원은 2000~2016년 연평균 1,583명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