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OECD 회원국 일자리 느는데 한국만 제자리라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고용은 개선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자리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올 1·4분기 OECD 회원국의 평균 고용률은 66.8%로 전 분기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3·4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 연속 오름세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강력한 노동개혁을 추진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이다.


이탈리아는 2014년 해고요건 완화 등을 담은 ‘노동개혁 법안’ 통과 이후 고용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2014년 4·4분기에 55.8% 수준이던 고용률이 올 1·4분기에는 56.8%로 1%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기업들의 정규직 신규 채용은 전년 대비 47%나 증가한 반면 기간제 계약직 채용은 0.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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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더 놀랍다. 올 1·4분기 고용률이 59.1%로 직전분기(56.7%)에 비해 2.4%포인트 상승했다. 일자리는 지난해 10년 만에 최대치로 증가했다. 스페인 고용시장의 변신은 노동개혁 덕분이다. 스페인 노동시장은 기업 경영진이 노조와의 합의 없이도 임금과 근로시간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해졌다. 이탈리아·스페인 못지않게 노동개혁에 집중한 프랑스·독일·영국 등 유럽국의 고용률도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 긴급명령권까지 발동한 프랑스의 경우 1·4분기 고용률이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일자리 사정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올 1·4분기 한국의 고용률은 65.9%로 전 분기와 같았다. OECD 평균보다 낮은데도 고용시장은 제자리걸음이다. 일자리 정책만 놓고 보면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지진아’인 셈이다. 기득권 노조에 휘둘리며 표류하고 있는 우리 노동개혁의 현실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차일피일 미룬다면 실업의 그늘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자리 문제는 테러보다 더 큰 위협”이라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말을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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