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6억弗 확보" 대우조선 유동성 급한불 껐다

선박 건조 대금 조기 지급 받아

내달 4,000억 CP 상환 가능





1조원대의 앙골라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 지연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이 6억달러 규모의 급전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 선주사들로부터 선박 건조 대금을 앞당겨 지급받기로 하면서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유럽 선주사 4곳으로부터 총 4억7,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건조 대금을 앞당겨 지급받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정성립(사진)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유럽 출장길에 올라 선주사들을 대상으로 선박 인도 대금 일부를 선지급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형성해온 선주사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힘을 보태기 위해 선박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해양플랜트를 발주한 고객사 한 곳도 1억5,000만달러의 선수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금 조기 지급이 확정된 4억7,000만달러는 이달 말과 다음달 초에 나눠 입금될 예정이고 해양플랜트 설비 대금 1억5,000만달러 역시 연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회사가 위기를 극복할 저력을 가졌다고 선주사들이 평가해 자금 조기 집행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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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달러 규모의 유동성 확보는 오는 9월 4,000억원 규모의 CP 만기 상환을 앞둔 대우조선해양의 팍팍한 자금 사정에 단비와도 같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지난 6월 말과 지난달 말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기를 각각 인도할 예정이었고 이를 통해 약 1조원의 자금 유입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소난골에 대출 보증을 서기로 했던 노르웨이수출보증공사(GIEK)가 보증 약속을 철회하면서 아직 인도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자금 확보 길이 막힌 대우조선해양이 9월 만기가 돌아오는 4,000억원 규모의 CP 상환을 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소난골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무역보험공사가 1조원 상당의 대출 보증을 서기로 한 데 이어 6,000억원 규모의 선박 건조 대금을 앞당겨 받기로 하면서 ‘9월 위기설’이 나돌던 대우조선해양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최근 싱가포르 BW그룹으로부터 31만8,000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정 사장을 만난 유럽 선주사들이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신뢰를 나타냈다”면서 “하반기에 선박 수주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위기 극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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