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웃다가 울었다. 본업인 여행 부문에서는 해외송출이 늘어나면서 히트를 친 반면 자회사의 부진으로 형편없는 실적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3일 하나투어에 따르며 지난 7월 이 회사를 통한 해외여행 예약자가 28만9,000명을 기록, 지난해 7월에 비해 43.3% 늘어났다. 앞서 2·4분기(4~6월)의 예약자는 69만8,000명으로 역시 지난해 2·4분기에 비해 24.4% 증가했다.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증가에 따라 여행사가 혜택을 본 것이다.
하지만 실적은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하나투어는 2·4분기 매출액은 1,397억원, 영업손실 28억원과 당기순손실 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28% 늘었음에도 손실을 본 셈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2011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하나투어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는 해외 송출객이 늘었지만 할인 판매로 이익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4월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 지진과 유럽의 테러에 따른 여행심리 위축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만회하려는 차원에서다. 특히 면세점 부문에서 74억원의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자회사인 SM면세점은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늘었지만 판촉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적자규모가 커졌다. 역시 자회사로 6월 완전개장한 티마크그랜드호텔도 객실판매 부진으로 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면세점 사업의 부진으로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다만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하나투어가 현지에서 중국인 대상 사업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면세점이나 호텔 등은 강력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다른 여행사인 모두투어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4% 늘어난 54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8.9% 감소한 37억원에 그쳤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