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저와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신규직원 채용에 들어가면서 단단히 결의했다”며 “만약 청탁 지원자가 최종면접까지 오더라도 모두 불합격시키자”고 했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앞서 공식석상에서 “인사문제는 정의롭게 가야한다”며 “지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외부청탁을 하면 떨어뜨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실제로 171명 모집에 응시자 2,200명이 지원한 공사 채용 과정에서 60여 명의 응시자에 대한 인사청탁이 들어왔으나 모두 탈락했다. 인사청탁의 주요 통로는 원 도지사와 개발공사 임원진이었다. 제주개발공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도지사들이 제주개발고사 인사에 상당한 입김을 행사했는데 이번에 원 지사가 오히려 청탁을 한 응시자들에 대해 불이익을 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이번에 원 지사의 뜻을 감안해 이번 공개모집 전형을 5단계에 걸쳐 깐깐하게 진행하며 각 단계마다 서로 다른 외부기관이 진행하도록 했다. 면접조차도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해 면접관의 편견이 개입되지 않도록 했다. 공사는 또 아예 면접인사시스템을 바꿔 ‘특별채용 규정’ 을 삭제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도청이 100% 출자한 공기업으로 취업 준비생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편이다. 이에 공사와 원 도지사는 올해 투명한 인사 채용을 내걸고 조치를 도입했다. 제주에 연고가 없는 전문가 위주로 면접관을 선정하고 면접관이 지원자에 대한 이력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면접을 하는 등으로 진행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인사가 만사라고 할 정도로 투명하게 진행되는 게 중요하다”며 “차기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고 있는 원 도지사가 인사 혁신 실험을 제주도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