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日 차기내각 안정·극우 방점...'포스트 아베' 윤곽도 드러나

재무상 등 주축 각료들 유임

문부과학상 '우익' 마쓰노 발탁

방위상엔 핵심측근 이나다 앉혀

"차기 총리 키우기 의도" 분석속

당칙 바꿔 장기집권 가능성도

이나다 도모미                마쓰노 히로카즈이나다 도모미 마쓰노 히로카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단행한 개각 및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 아베 총리 장기집권 이후의 권력구도, 이른바 ‘포스트 아베’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번 인사에서 요직에 기용된 아베 총리의 최측근 중진 의원들이 그의 ‘후계 카드’로 부상한 가운데 아베 총리가 자민당 당칙을 바꿔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이후까지 ‘9년 집권’의 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짙어졌다.

이날 아베 총리는 당초 예정대로 3차 정권의 두 번째 개각을 단행했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핵심 각료들을 유임시키면서 보수우익 측근들을 기용하는 종전의 인사 스타일은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아소 다로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하라 노부테루 경제재생담당상,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등 정권의 주축이 되는 각료들이 줄줄이 유임됐다. 측근으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 가토 가쓰노부 1억총활약담당상 등도 자리를 지키며 아베의 장기집권을 위한 ‘친정체제’ 강화에 일익을 담당하게 됐다. 가토는 신설된 ‘일하는방식개혁담당상’도 겸임한다.


아베 총리는 수정주의 역사관을 공유하는 이나다 도모미 전 자민당 정조회장을 방위상에, 마쓰노 히로카즈 문부과학성 부대신을 문부과학상에 각각 발탁해 정권의 ‘극우 색깔’을 한층 강화했다. 안보와 교과서 검정을 담당하는 두 각료직이 노골적인 우익 인사들로 채워짐에 따라 앞으로 한국이나 중국과의 관계는 한층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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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를 계기로 2018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아베 총리의 후임과 아베 총리의 총재직 임기 연장에 관한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핵심 측근인 이나다를 방위상에 발탁한 것은 정치신조를 공유하는 그를 자신의 ‘후계 카드’로 지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정권의 장기 비전을 총괄하는 가토 역시 아베의 후계자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자민당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아직 중의원 4선과 5선에 불과한 이들을 요직에 앉힌 것이 ‘포스트 아베 다음 세대’로 키우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포스트 아베’의 핵심 주자이자 아베 총리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지역창생상은 농림수산상 자리를 고사하고 2018년 자민당 총재선거를 겨냥해 아베 총리와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현재로서는 차기 총재선거는 역시 차기 총리직을 노리는 기시다 외무상과 이시바 간 대결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베 총리가 2년 뒤 순순히 물러날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당 인사에서 아베 총리의 당 총재 3연임을 지지해온 니카이 도시히로가 간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당칙을 개정해 2020년 올림픽 이후까지 아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일단 임기 연장설을 부인했다. 그는 이날 개각 발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기가 아직 2년이나 남았고 과제는 산적해 있다”며 “임기연장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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