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에게 양질의 건강·의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가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공공포털 ‘국가건강정보포털’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 화제다.
4일 보건복지부가 운영을 총괄하고 대한의학회가 콘텐츠 관리를 맡은 ‘국가건강정보포털’ 홈페이지의 ‘건강/질병 정보’ 코너에는 <유방성형술: 아름다운 가슴이란>이란 글이 그림과 함께 올라와 있던 모습이 포착됐다. 2010년 작성돼 현재까지 공개됐던 이 글은 여성의 가슴을 세분화, 평가를 하며 ‘아름다운 가슴’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또 해당 글에는 여성 가슴에 대해 ‘현대 사회 기준에 맞는 이상적인 표준’을 제시했다. 여성 유방 그림과 함께 쇄골의 중심과 유두간의 거리, 양쪽 유두 사이의 거리, 유두의 직경 등 여성의 신체를 ‘분석’하며 어떤 모양의 가슴이 ‘아름다운가’를 뜯어 평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글의 첫 문단에 나와 있는 ‘여성 가슴의 의미’도 논란이 됐다. 해당 글은 여성의 가슴을 ‘아기에게 생명의 정수를 물려주는 곳’, ‘남편에게는 애정을 나누어 주는 곳’, ‘여성 본인에게는 자신의 미적 가치를 표현하는 곳’, ‘여성으로서의 의미와 자존심이 표현되는 곳’ 등으로 일컫으며 여성 가슴의 ‘의미’에 대해 논쟁을 했다. 이 글은 가슴의 의미를 ‘남편’과 ‘아이’를 기준으로 설명했다.
이에 SNS를 중심으로 네티즌들은 불쾌감을 표출했다. 트위터에는 4일 오후 ‘보건복지부’가 2만7,323트윗을 기록하며 실시간트렌드에 올랐다. 한 트위터 유저는 “이건 누구의 기준이고 판단이냐”며 “이 글의 게시 목적은 ‘여성가슴표준화사업’의 일환”이냐고 꼬집었다. 다른 트위터 유저들도 “인권위에 제소할 내용 아니냐”, “해외 토픽감이다” 등 정부 부처에서 운영하는 포털에 여성의 신체를 세분화해서 평가를 내리는 글이 게재된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누리꾼들 사이에서 파장이 커지자,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한 네티즌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항의를 제기했으나 보건복지부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사이트가 아니라는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해당 포털 소개글에는 보건복지부 산하라고 소개돼있었다.
복지부는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문서를 삭제하고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 운영되는 1,300여종의 건강 관련 정보들에 부적절한 부분이 또 있는지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건복지부에게 정식 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요청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