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기 단기회복 어렵다는데 야당은 나몰라라 하고

우리 경제가 단기간 내 회복세를 타기 힘들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일부 내수지표의 양호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아직 경제 전반의 회복으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망도 어둡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정책효과가 소멸하면서 민간소비 증가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고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성장률 역시 정부 추정치보다 0.4%포인트 낮은 2.6%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적어도 내년까지 계속되리라는 암울한 고백인 셈이다.


그런데도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 대책들은 정치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은 야3당의 현안 연계처리 전략에 걸려 언제 처리될지 기약조차 할 수 없다. 도대체 서별관회의 청문회와 누리과정 예산 등 야당에서 요구한 8개 요구조건이 경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다. 법인세를 올리겠다는 대목에서는 한숨이 쉬어진다. 세금을 낮춰 투자와 채용을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올리겠다고 몰아붙이니 어느 기업인들 국내에서 자금을 풀려 할까. 오히려 해외로 나가기 위해 짐을 싸지 않는 것만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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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이 끝난 직후 야당들은 앞다퉈 국정에 책임지는 정치와 협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당시의 다짐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의원 수만 믿고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정부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구태만 보여줄 따름이다. 이러고도 국민이 1년 뒤 대선에서 야당을 지지하기를 바란다면 큰 오산이다.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려면 적어도 국민과 경제에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추경을 제때 통과시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 첫걸음이다. 지금이야말로 야당이 국정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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