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스포츠

[가자!리우로]리우 조직위 '바가지 상술'에 멍드는 올림픽 정신

가뜩이나 비싼 미디어촌 숙소

사전고지도 없이 동거인 배정

관리인 배 째라식 태도에 황당

리우올림픽 기간 선수들이 묵는 선수촌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다. 화장실 변기가 막히고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의 시설 미비로 여러 차례 각국 선수단과 언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전 세계 미디어 관계자들이 묵는 미디어촌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3일(현지시간) 미디어촌에 짐을 푼 취재진은 이전 올림픽에서는 겪어보지 못한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예약한 방 2개짜리 숙소에서 예상하지 못한 동거인을 만나게 된 것이다. 미디어촌을 운영하는 주체는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 조직위가 ‘사기’나 다름없는 이런 일을 자행할 수 있을까.

조직위는 개막 1년여 전에 미디어촌 예약을 받고 개막 5개월 전에 입금을 요구하면서 ‘침실 2개에 화장실이 2개인 2B2T 구조의 숙소를 1박에 254달러(약 28만원)로 제공한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이 가격이면 4년 전 런던 올림픽의 2배가 넘는 수준. 살인적인 가격 탓에 경쟁사 기자들과 절반씩 숙박료를 나눠내고 함께 묵기로 한 기자들은 조직위의 바가지 상혼에 분을 삭여야 했다.


더더구나 이날 숙소에 들어가 닥친 상황은 황당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한 숙소에 두 명이 침실 2개를 따로 사용할 것으로 생각했건만 숙소의 방 중 한 곳은 이미 누군가의 짐이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직위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의 숙소 관리자는 “숙소 하나에 방이 2개인 것은 맞으니 문제 없지 않느냐”고 외려 따지고 들었다. “여기 묵는 모든 사람이 결국 수긍했다. 다들 나를 죽이려 들었지만 방법은 없다”며 배 째라 식의 태도도 보였다.

관련기사



동료와 함께 쓰겠다는 메일을 미리 보내 허가도 받은 상태였고 모르는 누군가와 같이 지내야 한다는 사전고지도 전혀 없었지만 관리자는 빈방의 더블 침대 하나를 보여줄 뿐이었다. 계속된 항의에 침대가 떨어져 있는 트윈베드룸의 다른 숙소를 배정받았지만 역시 나머지 방 하나에는 짐이 놓여 있었다. 관리자는 그 방의 주인이 여자라고 해서 더욱 당황스러웠다.(기자와 동료 기자는 남자다.)

다행히 이날 밤 숙소에 돌아온 방 주인은 독일 남자 기자였지만 어색한 인사를 나누며 조직위에 대한 불만을 나누다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조직위는 유례없는 미디어촌 꼼수 운영으로 1박에 50만원 넘는 돈을 챙기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