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현대상선, 오늘 산은 자회사로 새출발...정상화 과제는

새 CEO 선임 '조직 재정비'하고

대형선박 발주로 경쟁력 키워야

2M과 '콤비 플레이'도 관건



현대상선이 5일 신주 상장을 완료하고 현대그룹 품을 떠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새롭게 출범한다. 지난 1976년 아세아상선으로 설립된 지 40년 만에 현대그룹과 완전히 결별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4일은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13주기 기일이었다. 현대상선은 정몽헌 회장이 비상임이사로 마지막까지 몸담았을 정도로 애착이 컸던 회사다. 현대그룹은 5일 현대상선의 계열분리가 마무리되면 자산 2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재계 순위가 낮아진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주요 임원들은 이날 경기 하남시 선영에서 침통한 분위기 속에 정 회장의 추모제를 지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해운경기가 회복되면 현대상선은 막대한 이익을 낼 잠재력이 있는 회사”라며 “현대상선 정상화 이후 산은이 매각절차에 돌입하면 현 회장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 회장은 현대상선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 등 배타적 우선권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사재까지 출연해가며 회사 정상화를 위해 마지막까지 힘썼다는 점에서 인수전이 벌어질 경우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해운업계의 전망이다.

다만 현대상선의 경영이 제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해운업계에서 2·4분기는 성수기로 통하지만 기대만큼 오름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산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컨테이너선 운임은 전년 대비 28.2% 떨어졌다.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알짜’로 통하는 벌크전용선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포트폴리오 자체가 단순화된 상태다.


해운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상선이 빠른 정상화를 위해 3대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관련기사



우선 새 최고경영자(CEO)를 가능한 한 빨리 선임해 조직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상선은 최근 용선료 협상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김충현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를 경영총괄 겸 재무총괄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며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과 관가의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운 최고의 해운 전문 책임자를 찾는 게 산은의 숙제”라고 말했다.

대형선박 발주를 통한 경쟁력 확보 작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현대상선은 CEO 선임 이후 정부가 운용하는 12억달러 규모의 선박펀드 이용을 신청할 방침이다.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현대상선의 ‘콤비 플레이’도 경영 정상화에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2M과의 공동운항을 통해 원가절감과 서비스 경쟁력 향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일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