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지리의 힘> 중국은 왜 이렇게 남중국해에 집착할까

■ 팀 마샬 지음, 사이 펴냄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최근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측 영유권을 부정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중국 정부의 태도는 우이독경이다. 중국은 무력동원의 위협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남중국해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세계 분쟁지역을 25년 이상 취재해온 저널리스트 팀 마샬은 새 책 ‘지리의 힘(원제 Prisoners of Geography)’에서 이에 대해 ‘해양 강국’을 꿈꾸는 중국의 지정학적 욕구로 분석한다. 4,000년의 역사 동안 대륙국가에 안주해오다 서양열강의 식민지가 됐던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 지위를 위해 해양에 대한 필요성에 눈을 떴기 때문이다. 21세기에는 해군력이 없이는 패권국이 될 수 없고 해상항로의 확보 없이는 무역의 주도권을 쥘 수가 없다. 일시적인 무력충돌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차지할 만큼 남중국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정학(地政學)은 19세기 말 제국주의 시대에 나왔다. 이름 그대로 지리와 정치의 결합이다. 제국주의 시대가 끝나고 모든 국가가 나름 평등한 관계에 있는 21세기 지정학의 가치는 줄어들었을까. 저자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지리와 정치에 경제가 더해졌고 이의 기반인 ‘지리’의 역할이 더 강해졌다고 본다. 저자는 이런 중국을 비롯해서 미국, 서유럽, 러시아, 한국과 일본,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북극 등 전세계를 10의 지역으로 나눠 ‘지리의 힘’이 현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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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리적 특성을 서술한 부분도 관심거리다. 저자는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이 주변 강대국들의 경유지 역할을 강요했다고 풀이한다. 일단 압록강을 건너거나 남해안에 상륙하면 이를 막을 수 있는 자연장벽이 없기 때문에 외세로서는 구미가 당기는 대상이다. 소련과 미국의 타협의 결과 남북한 분단이 생겼다고 봤다.

지난해 쓰여진 이 책에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가 러시아·중국과 미국·일본의 양측 세력에 왜 중요한지 곱씹게 하는 부분이다. 1만7,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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