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7일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커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경련이 주목한 중국 경제지표는 기업부채 비율과 은행 부실채권, 소비재 판매량, 고정자산투자 증감률, 수출 등 5가지 항목이다.
우선 기업부채비율이 상승세다. 국제결재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70.8%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는 신흥국 평균 104%와 주요 20개국(G20) 평균 92%보다 70%포인트 이상 높다.
중국 재정부가 올해 1~5월까지 중국 국유기업 경영상황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의 부채비율은 197%에 이른다.
전경련은 “중국 기업의 영업이익 대비 부채비율은 약 4배로 아시아(3.4배), 동유럽(2.3배) 등 신흥국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라며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지속되면 한계기업 파산 우려가 증폭될 것”이라고 했다.
은행 부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중국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조4천억 위안, 부실채권 비중은 1.83%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중국 부실채권 급증 원인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시행한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실물경기 둔화를 꼽았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부채 확대를 용인해 일부 은행의 부실채권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중국은행이 부실채권을 떨치지 못하면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중국 GDP의 15%에 해당하는 1조5,00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은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농업은행 등 중국 주요은행의 2015년 순이익이 전년비 0.3~0.7% 증가하는 데 그쳐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해, 은행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소비와 투자도 좋지 않다.
지난 2014년 중국의 식료품, 생활용품 등 일용소비재 판매액은 전년비 3.5% 증가했으나 판매량은 오히려 0.9% 감소했다. 2014년 중국의 일용소비재 판매액 증가율은 5년만의 최저치이며 판매량은 처음 감소한 것이다. 전경련은 “중국의 품목별 소비재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체 소비판매 증가율도 2000년 9.7%에서 2008년 21.6%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상반기 누계 10.6%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경련은 “2014년 기준 중국의 GDP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38%로 미국(68%), 일본(61%) 등에 비해 훨씬 밑도는 상황에서 이같은 소비 둔화가 중국의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누계 기준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감률은 9.0%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민간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2.8%)도 2012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전경련은 민간 고정자산투자 둔화의 요인으로 공급과잉 및 시장수요 감소와 기업의 투자의욕 저하 등을 꼽았다.
중국의 수출 경기도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으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수출증가율은 2010년 31.3%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다 2015년 처음으로 2.7% 줄어든 뒤 2016년 상반기 누계 기준 7.1% 감소했다. 올 들어 5월 까지 일본에서의 누적 수입액은 5.5%, 한국 수입액은 11.2% 줄어 중국의 교역 위축은 일본보다 한국에 큰 충격을 줬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중국 경제의 경기 둔화세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금융, 실물 부문의 하방 리스크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나라의 높은 중국 경제의존도를 고려할 때 기업들이 중국발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