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를 둘러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존심 싸움에서 삼성자산운용이 1년여 만에 업계 1위 재탈환에 성공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지난 6월 말 펀드 수탁액은 57조5,893억원으로 근소하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2조5,000억원으로 격차를 벌렸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사 중 수탁액 1위를 되찾은 것은 9개월 만이다. 7월 말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수탁액은 각각 61조2,799억원, 58조6,455억원을 기록했다.
수탁액은 전체 운용자산(AUM)에서 투자 일임 자산을 뺀 운용자산을 뜻한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AUM은 각각 210조원, 60조원대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반면 수탁액은 삼성생명 등 계열사에서 투자 일임 형식으로 위탁한 자금을 제외하기 때문에 운용사의 실질적인 경쟁력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자산운용은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26개월 동안 수탁액 1위를 유지했지만 이후부터는 지난해 10월을 제외한 1년 동안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수탁액 1위를 내준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삼성자산운용 측은 “채권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자금이 많이 유입된 결과”라며 “특히 올해 초부터 채권형 상품 시장이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일찌감치 마케팅·영업에 공들인 덕이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 들어 삼성자산운용의 채권형 펀드로 2조4,000억원가량이 유입되면서 전체 수탁액 증가를 이끌었다.
운용사들은 “수탁액 규모보다 투자자들의 수익률 제고가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수탁액에 자존심을 걸고 경쟁하는 것이 업계의 속내다. 수탁액 증가에 비례해 챙길 수 있는 수수료도 늘어나고 결국 운용사 실적도 좌우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년 동안 전체 운용사 수탁액은 433조1,906억원에서 489조4,140억원으로 약 13%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동안 운용사 수가 97곳에서 142곳으로 45곳이나 늘면서 운용사 시장의 파이를 둘러싼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헤지펀드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투자자문사에서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체 시장에서 약 2조5,000억원 이상을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3·4위인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수탁액은 각각 34조원에서 40조원으로, 27조원에서 32조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