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동중국해 가스전에 레이더…中·日 긴장고조

군사적 활용 가능 수상 레이더 설치

'군사 거점화' 우려 日정부 항의

주말엔 영유권 분쟁 해역에

中해경국 선박과 어선 동시진입



주말 사이 중국 해경국 선박과 수백 척에 달하는 중국 어선이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해역으로 진입한 데 이어 중국이 동중국해 가스전에 설치한 시설물에 군사적 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수상 레이더를 설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본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개발 중인 가스전에 설치한 16개 시설물 가운데 ‘제12기’로 불리는 한 곳에 수상 레이더를 설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7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하순 ‘제12기’에 레이더처럼 보이는 물체가 설치된 것을 발견했으며 이후 방위성이 사진분석을 통해 레이더임을 확인했다. 이는 주로 해양순시선에 탑재해 좁은 범위의 수상 수색에 사용되는 소형 레이더로 본격적인 군사설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지만 일본 정부는 이것이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성능분석에 돌입하는 한편 5일 중국 정부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상자위대 전 지방총감인 이토 도시유키 가나자와공업대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중국군이 대륙에서 발사하는 대함탄도미사일(ASBM)과 접목하면 명중도가 높아진다”며 “수상 레이더 다음으로는 대공 레이더 설치도 예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5~6일에는 중국 해경국 선박과 어선이 처음으로 분쟁해역으로 동시에 진입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5일 일본이 자국 영해로 규정한 센카쿠열도 인근 수역으로 해경국 선박 2척과 중국 어선 6척이 접근했으며 6일에는 해경국 선박 7척과 중국 어선 약 230척이 일본 측 접속수역에 동시에 출몰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6일 나타난 해경국 선박 가운데 4척은 기관포로 추정되는 무기도 탑재한 상태였다. 해경 선박의 분쟁해역 출몰은 7일에도 이어졌다.

관련기사



중국은 해경국 선박의 항행에 대해 “어선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정당성을 주장하는 한편 6일 외교부 담화로 “댜오위다오는 중국 고유의 영토이며 관련 해역에서는 중국이 상황을 적절히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므로 일본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은 1일에도 동중국해에서 100척 이상의 함정과 군용기 수십 기를 동원한 실탄 훈련을 벌이는 등 지난달 12일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부정하는 판결을 내린 후 분쟁지역에서의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PCA 판결로 국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중국의 시진핑 정부가 국내의 불만여론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 동중국해에서 강경 태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특히 최근 중국 전현직 지도자들의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 회의가 개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동중국해에서 긴장을 고조시켜 국내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 일본 언론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취임한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의 역사왜곡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중국이 대일 강경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중국의 일련의 행동이 동중국해를 군사 거점화하고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6일 총리관저에서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장, 나카시마 사토시 해상보안청 장관,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태주국장 등과 센카쿠 상황을 논의하고 “확실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이수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