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농협금융 "부실여신과의 전쟁"

전담 TF 발족 연말까지 위험노출액 5조4,000억 감축

기업 부실 징후 사전 파악·경고

조기 경보 시스템 내년초 도입

여신 인력 5,000명으로 확대



조선업 부실 여신으로 곤욕을 치른 농협금융지주가 하반기 부실 여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올 초 출범 이후 처음으로 편중 여신 관리전담반(TF)을 발족해 올해 말까지 기업 대출 분야에서 5조4,000억원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감축한다. 이미 지난 6월 말까지 3조2,000억원의 익스포저를 줄였다. 농협금융은 그동안 이자이익 등 개인영업에서 호실적을 올렸으나 개인영업에서 확보한 이익을 조선·해운업 등 취업 업종 충당금에 쏟아붓는 구조였다. 앞으로는 부실 여신 관리를 통해 이 같은 악순환을 끊겠다는 것이다.


농협금융이 가장 먼저 익스포저를 줄인 곳은 조선업 선수급환급보증(RG)이다. 농협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현대 계열 조선사와 삼성중공업에 부여한 총 8조원가량의 RG 발급 한도액 중 약 3조원(현대 2조원, 삼성 1조원)을 회수했다. 국책은행 다음으로 조선업 등 주요 부실 기업에 대한 대출이 많은 농협금융의 여신 관리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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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은 최근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여신 2,000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을 삼성중공업 측에 통보했다. 또 현대중공업의 신규 RG 발급을 둘러싸고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익스포저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는 동시에 내년 초 기업의 부실 징후를 사전에 파악해 경고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모기업의 꼬리 자르기 등 최근 기업 부실의 패턴을 반영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여신 관리에 박차를 가한다. 대기업 계열사들에 대한 경계도 강화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농협금융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2017년까지 여신 담당 인력을 5,000명 규모로 확대한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편중 여신 관리 등으로 그동안 농협금융을 괴롭혀왔던 ‘부실채권→대손비용→손익부진’의 악순환은 더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금융은 내부적으로 부실 여신을 관리함과 동시에 외부로는 해외 진출의 전열을 가다듬는다. 농협금융은 4일 중국 베이징에서 농협캐피탈이 공소융자리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합작경영계약 조인식을 하는 등 중국 리스 시장에 진출한다. 은행권에서는 KEB하나은행이 합작을 통해 중국 리스업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국내 캐피털사가 합작 형태로 중국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이와 함께 지난 1월 맺은 금융협력 양해각서(MOU)에 따라 공소그룹과 추진하는 인터넷소액대출회사(2016년 말 예정), 손해보험(2017년 예정) 등의 합작도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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