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구글 통해 세계로"vs"식민사관·역차별"…'지도 국외반출' 놓고 날선 공방

'공간정보 국외반출' 8일 국회 토론회

"한국 IT 글로벌화 낙오할 것"

구글측 "허용해달라" 주장

"개방형 API로 해외 진출"

네이버 등 반대측은 반박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 논란도

"여건상 불가"vs"충분히 가능"

토론자 8명 중 6명 "반출 반대"

12일 정부 협의체 회의서 결정

“세계적인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Airbnb)도, 우버의 경쟁자로 떠오른 차량 공유 업체 리프트(Lyft)도 구글 지도를 활용해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권범준 구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 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구글을 통해야만 국내 IT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식민사관’입니다. 우리나라가 지도 디지털 사업에 수 조원을 투자했는데 주기는 쉽지만 나중에는 돈 주고 사와야 합니다.”(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


구글에 데이터 반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정부가 오는 12일 ‘지도국외반출협의체’ 회의를 할 예정인 가운데,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간정보 국외반출이 공간정보 산업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에서 찬반 측의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우선 구글 측은 한국 정부의 지도 데이터 반출 허용 여부에 관한 결정을 2009년 애플 아이폰의 한국 도입에 비유했다. 구글의 권 매니저는 “수 백 만개의 웹사이트, 어플리케이션(앱)을 만드는 데 구글 지도가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지도 데이터 반출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의 세금 이슈, 데이터 센터 국내 설치 관련 논점에 대해서는 ‘피해자 코스프레’, ‘편협하다’는 등 다소 거친 언어를 써가며 피해갔다.

하지만 윤영찬 네이버 부사장은 “스타트업이 구글 지도 없이도 해외 진출을 잘하고 있고 구글 등의 개방형 API(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발전하고 있다”며 “국내 인터넷 기업과 자유로운 경쟁을 해야 하는데 구글에만 특혜를 달라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지도 데이터 반출 없이 구글이 국내에 데이터 센터를 설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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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택 공간정보산업협회장은 “구글이 반출한 국내 지도데이터를 사후에 어떻게 처리하고 활용할지 규제할 수 있는 법이 국내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구글 권 매니저는 “현재 8개국 15개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는데 아직 중국과 러시아는 없지만 지도 데이터 반출이 허용되고 있다”며 “설령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지어도 데이터 분산 저장 원칙에 따라 해외에서도 공유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그러자 네이버 윤 부사장은 “데이터 센터가 아니라도 구글 지도에 해당하는 데이터 서버는 국내에 둬야 한다”며 “이는 충분히 구글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재차 공박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신동빈 안양대 도시정보공학과 교수 등 8명이 참여했고 김경태 한국관광공사 팀장 등 2명을 제외하고 6명이 지도 데이터 반출에 반대했다.

민홍철 더불어 민주당 의원과 토론을 공동주최한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은 “지도를 제공해 얻는는 구글의 이익이 우리 국민과 사업에 어떤 효과를 줄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도국외반출협의체를 실무적으로 주관하는 국토지리정보원의 김계범 공간영상과장은 “구글이 지난 6월 지도 반출 신청서를 냈을 때에 비해 입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토론회 ‘구글 지도 반출 산업에 영향 측면’ 관련 쟁점

구글 측 반대측
스타트업 진출 “구글 지도는 대체불가한 ‘공간정보플랫폼’
스타트업, IT기업 글로벌 진출 위해서는 필수적”
“구글 통해서만 국내 IT 산업 발전 일종의 식민사관”
“국내 스타트업 오픈 API 통해 글로벌 진출 잘 하고 있어”
국내 기업과의 경쟁 “무인자동차 등 국내 기업의 미래 산업 발전에 긍정적 영향” “국내 인터넷 기업과의 자유 경쟁 아니라 역차별”
세금, 데이터 서버 등 모든 국가에서 원칙에 따라 데이터 서버 운영, 세금 납부 “국내에 지도 서버 따로 둘 수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
“국내 인터넷 기업과 같이 세금 등 성실히 내야”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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