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불황이 곧 기회”...날아오르는 공유경제 기업들

‘공유경제 대표’ 우버 7년만에

세계 5대 자동차기업으로 성장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도

기업가치 300억弗 뛰어넘어

저렴한 서비스로 소비자 공략

저금리시대 사업확장도 쉬워

돈줄 못구해 파산기업도 많아

일각선 “거품 끼었다” 지적



공유경제의 상징인 우버는 창립 7년 만에 세계 5대 자동차 관련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블랙홀처럼 자금을 빨아들인 결과다. 지난 2009년 창립한 우버의 기업가치는 불과 7년 만에 68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기업가치로만 보면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5위에 랭크됐다.

세계 경제가 장기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글로벌 공유경제 기업들은 브레이크 없는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이들에게 불황은 오히려 위기가 아닌 성장의 자양분이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값싼 공유경제 서비스를 선호하는데다 저금리로 차입을 통한 사업확장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CNN머니에 따르면 글로벌 숙박공유 기업인 에어비앤비는 최근 8억5,000만달러(약 9,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지난 1년간 5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기업가치가 사상 처음 300억달러(약 33조원)를 넘어섰다. 이로써 단 하나의 호텔 객실도 보유하지 않은 에어비앤비는 창립 8년 만에 세계 1위 호텔체인 힐턴(276억달러)을 뛰어넘게 됐다. 스마트폰 앱이라는 플랫폼 하나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에어비앤비는 넓은 공장부지와 생산설비를 보유한 제조업체마저 뛰어넘을 기세다. 지난해 포브스가 발표한 기업가치 순위를 보면 에어비앤비보다 가치가 높은 기업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코카콜라·IBM·맥도날드·삼성전자·도요타·제너럴일렉트릭(GE)·페이스북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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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에서 우버와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인 끝에 우버의 중국 사업을 합병하며 승리한 자동차 공유기업 디디추싱의 기업가치도 280억달러로 300억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우버·에어비앤비·디디추싱 등 이들 공유경제 ‘빅3’를 합친 기업가치는 1,260억달러로 세계 최대 업체인 애플(1,450억달러)에 필적한다.

공유경제 기업들은 글로벌 사업확장 과정에서 각국 법규와 마찰을 빚고 있지만 시장 규모는 기하학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컨설팅 업체 PwC는 2014년 기준 150억달러인 전 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2020년대 중반 3,35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민들의 인식도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PwC의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86%는 ‘공유경제가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준다’고 답했다.

하지만 거품론도 만만치 않다. 우버 등 몇몇 기업의 성공신화로 공유경제 기업의 성장성이 부풀려졌을 뿐 대다수 기업은 자금줄을 구하지 못해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는 올 1·4분기 공유경제의 핵심인 온오프라인 연계(O2O, Online to Offline) 스타트업 투자금액이 약 13억달러에 그쳐 지난해 3·4분기의 5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그나마 전체 투자액의 절반 이상은 우버·에어비앤비·디디추싱 등 빅3에 몰려 쏠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최근 프랑스의 음식배달 스타트업 테이크잇이지, 미국의 등교 도우미 서비스 셔들, 청소업체 홈조이가 폐업하는 등 지난해 1,000만달러 이상 투자를 유치했던 O2O 기업 수십 곳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유경제 기업들의 폐업이 잇따르는 것은 성장 모델 때문이다. 플랫폼과 마케팅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부어 단기간에 고객을 확보한 뒤 단계적으로 수익을 내야 해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 좌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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